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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우리에게 당신의 젖을 먹이십니다

by 세포네 2009. 8. 21.


 
 

 

 

        군종병으로 있을 때,
        하루는 성모회 모임을 한 후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그 당시 자매님들 가운데 막 아이를 낳은 분이 계셨는데요.

        식사 중에 조용히 사라지시기에
        뭐 필요한 게 없을까 하고 따라가 보았고,
        그 때 수유를 하고 계신 자매님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이 후로도 종종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어머니들을 볼 때면
        그 때 생각이 나곤 합니다.

        우리를 만드신 하느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젖을 먹이십니다.
        그리고 이 젖을 먹은 우리는 자녀가 부모에게 효도하듯
        우리를 낳아주신 분에게 사랑을 돌려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나를 성장하게 하고 자라게 하는 사랑의 젖은
        우리의 이웃을 통해서

        내 옆에 앉아있는 이들을 통해서 나에게 전해집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의 첫 숨이 쉬어지던 순간
        세상을 깨우는 우렁찬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던 그 순간부터
        우리는 사랑받는 존재들이고 사랑해야할 존재들입니다.

        사랑은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사랑,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지극히 평범합니다.

        이 모든 말씀을 담고 있는 젖을 물리는 어머니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아름답다는 것 이외에 다른 어떤 것도 낳지 않듯이
        하느님과 이웃과 함께 살아가기에

        우리의 사랑 또한 자유롭습니다.

        무엇을 하려고도,

        무엇을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닌
        자유로운 사랑.
        이 아름다움에 물드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 이대건 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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