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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길 위에서 만나는 이야기

인왕스카이웨이와 백사실(白沙室) 계곡

by 세포네 2009.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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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한 산책로에 숨은 비밀 연못

 

도롱뇽과 개구리, 맹꽁이가 살 만큼 환경이 잘 보존된 비밀정원이 서울 한복판에 숨어 있다. 사직공원을 지나 창의문(자하문)까지 이어지는 인왕스카이웨이 산책로를 걸으면 백사실(白沙室)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오성과 한음'의 오성인 백사(白沙) 이항복의 별장(室)이 있던 자리로 추정돼 붙은 이름이다. 비 내린 다음 날이면 연못에 물이 고여 더욱 아늑하고 은밀하다.

 

■ 경복궁역 1번 출입구~창의문(3.1㎞/1시간)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입구로 나와 육교 방향으로 걸으면 사직동주민센터가 나온다. 주민센터를 지나면 바로 사직공원 입구. 공원 내 운동장 끝에 있는 율곡 이이 동상 옆 계단(단군로)을 오르면 정면에 단군성전이 보인다. 단군성전 왼쪽 문을 통과하면 인왕스카이웨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가드레일 안쪽 흙길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조선시대 궁술 연습장이던 등과정터를 지나 숲 속으로 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보이는 벤치와 철봉을 지나 나무계단을 내려오면 화장실·체육시설·배드민턴장이 있는 공터가 나온다.

 

배드민턴장을 지나면 서울성곽·독립문공원·창의문(彰義門)을 알리는 첫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어지는 산책로에 걸음을 맡기면 길은 자연스레 창의문으로 이어진다. 느긋하게 40분 정도 걸으면 정자 주변으로 청운공원이 나온다. 정자 뒤로 이어진 성곽을 오르면 정면에 북악산이, 성곽 아래로는 이국적인 집들이 눈길을 끈다. 공원에서 큰길로 나온 뒤 굴다리를 지나 'ㅏ' 자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건넌다. 카페 '라비아(Rabia)'가 오른쪽에 보이고, 맞은편 골목 안에 창의문이 있다.

 

▲ 백사실 계곡에 있는 연못. 연못 주변에‘오성과 한음’의 오성인

    백사(白沙) 이항복의 별장으로 추정되는 건물의 주춧돌이 남아 있다. 

조선영상미디어 김승완 기자 wanfoto@chosun.com

 

■ 창의문~세검정(2.3㎞/50분)

자하문(紫霞門)으로 더 널리 불리는 창의문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한양 성곽을 쌓을 때 세운 4소문 중 유일하게 남아 있다. '라비아'가 있는 길로 다시 나온다. 라비아 옆 '치어스(CHEERS!)' 앞을 지나 직진한다. 동양방앗간 앞 Y자형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따라 오른다. 담쟁이로 곱게 덮인 왼쪽 담벼락 너머로 서울이란 행정구역명이 무색한 듯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만수한의원과 '아트 포 라이프(Art for Life)'를 지나 드라마 '커피프린스' 촬영지로 유명한 카페 '산모퉁이'를 지나면 언덕길이 끝난다. 백사실 계곡을 알리는 이정표가 등장한다. 이정표대로 오른쪽으로 가다 전봇대 앞 Y자 갈림길이 나오면 이정표를 따라 왼쪽 내리막길을 택한다. 응선사를 왼쪽에 두고 지나면 나오는 T자형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백사실 계곡과 연결되는 흙길이 나온다. 햇살이 우거진 숲을 비집고 평평한 길 위로 고요하게 내려앉는다. 물소리가 졸졸졸 들리더니 별장 터와 연못이 모습을 드러낸다. 계곡을 따라 조금 걸으면 현통사(玄通寺)가 보이며 숲도 끝난다. 현통사 앞 작은 다리를 건너 야트막한 벽돌집을 끼고 왼쪽으로 돌면 작은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내리막 계단길을 택한다.

 

계속 직진하면 오른쪽으로 일붕선원(一鵬禪院)이 있는 삼거리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가면 왼쪽 앞에 자하슈퍼가 보인다. 슈퍼마켓과 개천 사잇길을 걷는다. 이 개천 끝에 광해군 폐위를 논한 세검정(洗劍亭)이 있다.

 

세검정~무궁화동산(2.7㎞/55분)

 

 세검정에서 상명대

방향인 왼쪽으로 가면 세검정지구대 건너편으로 기와집이 보인다. 대원군의 별장 석파정(石坡亭)의 사랑채를 개조한 한식당 석파랑(石坡廊)이다. 석파랑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20분 정도 걸으면 부암동주민센터를 지나 청운공원에서 창의문으로 내려왔던 지점으로 되돌아온다. 여기서부터 청와대 앞길까지는 평범한 인도 같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 오른쪽으로 청운동과 그 너머 도심을 내려다보면서 청운중학교를 지나 걸으면 청운실버센터 앞 Y자 삼거리. 왼쪽 검문소를 지나면 청와대 앞길이 시작된다. 검문소를 지나면 몇 분 거리에 청와대 내 공원인 무궁화동산이 나온다.

 

■ 무궁화동산~경복궁역 4번 출입구(1.0㎞/10분)

무궁화동산 앞 사거리는 봉황상이 있는 분수광장이다. 광장을 지나 직진하면 왼쪽으로 경복궁 돌담이 보인다. 경복궁 서문에 해당하는 영추문을 지나 정부중앙청사가 있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가면 경복궁역이다.

 

※GPS로 답사한 상세 지도와 정보는 travel.chosun.com/weekend와 인터넷 걷기 카페 '길을 찾는 사람들~~'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 거리: 약 9.1㎞(흙길 2.6㎞)

● 시간: 약 3시간(쉬는 시간 제외)

● 출발점: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 1번 출입구

● 도착점: 경복궁역 4번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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