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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푸른 5월 / 노천명

by 세포네 2009. 5. 2.

 

 

 


        푸른 5월

         

                                       -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塔(탑)위에 그린듯이 곱고
        연당 창포잎에
        여인네 행주치마에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같이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5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 밀려드는 것을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진 길을 걸으면
        생각은 무지개로 핀다

        풀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코를 스치고
        청머루순이 뻗어나던 길섶
        어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가잎나물 젓갈나물
        참나물 고사리를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구나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아니 설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이 모양 내 맘은 하늘 높이 솟는다

        5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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