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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수녀 / 이해인

by 세포네 2009. 1. 29.



          수 녀

          - 이해인 -


          누구의 아내도 아니면서
          누구의 엄마도 아니면서
          사랑하는 일에
          목숨을 건 여인아

          그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부끄러운 조바심을
          평생의 혹처럼 안고 사는 여인아

          표백된 빨래를 널다
          앞치마에 가득 하늘을 담아
          혼자서 들꽃처럼 웃어 보는 여인아

          때로는 고독의 소금 광주리
          머리에 이고
          맨발로 흰 모래밭을
          뛰어가는 여인아

          누가 뭐래도
          그와 함께 살아감으로
          온 세상이 너의 것임을 잊지 말아라.
          모든 이가 네 형제임을 잊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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