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속에 '빈 공간'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중한 사람이 들어오고,
지인들의 생각이 들어오고,
새로운 지식과 지혜가 들어올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무엇이든 허겁지겁 담아 넣기 바쁩니다.
자꾸 채워 넣어야 뒤처지지 않을 것 같고
초조함이 덜해질 것 같아섭니다.
하지만 내 마음속이,
내 머리 속이 가득 차있고 번잡하기만 해서는
오히려 더 큰 무언가를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판단력,
문제의 핵심을 꿰뚫어보는 혜안,
멀리 보는 지혜는
이렇게 내 마음에 빈 공간이 있을 때 가능해집니다.
아이나 후배에게 해주는 선의의 훈계도
내 속에 빈 공간이 있어 그들의 말을 들어줄 수 있을 때
비로서 바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선승의 이야기가 전해줍니다.
"도(道)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은 사람에게
그 선승은 찻잔에 차를 계속 따르라고만 시킵니다.
말로 된 설명이 아니라 넘치는 찻잔을 보며,
그 사람은 깨달았습니다.
차를 따르려면
먼저 찻잔을 비워야 한다는 것을 보며,
그는 도의 이치를 알아차린 것이지요.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시인과 촌장'의 하덕규가 만든 노래
'가시나무의 가사입니다.
다른 이들이 들어와 쉴 수 있고,
소중한 이들이 나와 진실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고,
진정한 지식과 지혜가 들어올 수 있는 내 속의 빈 공간.
그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항상 마음 속의 일부를 비워두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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