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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바오로서간해설

(45) 오직 예수를 믿음으로써 구원받는다

by 세포네 2009. 1. 11.

 <믿음과 율법 : 로마 2, 12~29>

바오로는 비록 율사는 아니었지만 누구보다도 율법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었는데, 다마스쿠스 도상에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극적으로 만난 후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리스도인이 된 후 바오로는 율법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율법으로는 인간이 구원받을 수 없음을 여러 차례 강조하였다. “그러나 사람은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율법에 따른 행위가 아니라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의롭게 되려고 그리스도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인간도 율법에 따른 행위로 의롭게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갈라 2, 16). “율법에 따른 행위에 의지하는 자들은 다 저주 아래 있습니다. ‘율법서에 기록된 모든 것을 한결같이 실천하지 않는 자는 모두 저주를 받아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갈라 3, 10). 하지만 바오로가 언제나 율법을 부정적으로 말한 것은 아니다. 그는 종종 율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믿음으로 율법을 무효가 되게 하는 것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율법을 굳게 세우자는 것입니다”(로마 3, 31).

“그렇다면 우리가 무엇이라고 말해야 합니까? 율법이 죄입니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율법이 없었다면 나는 죄를 몰랐을 것입니다”(로마 7, 7).

“그러나 율법은 거룩합니다. 계명은 거룩하고 의롭고 선한 것입니다”(로마 7, 12).

“그리하여 율법은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게 되도록,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의 감시자 노릇을 하셨습니다”(갈라 3, 24).

바오로는 율법으로는 인간이 구원받을 수 없지만 다만 율법은 구원문제와 관련하여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했다. 즉, 율법은 우리로 하여금 죄가 무엇인지를 깨달아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되도록 우리를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감시자 노릇을 한다는 것이다. 바오로는 율법을 강하게 비판한 후 믿음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였다. 바오로는 사람이 율법을 행함으로써 구원받을 수 없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구원받을 수 있다는 주장을 거듭해서 언급함으로써(로마 1, 16~17; 1, 18~3, 31), 믿음만이 구원에 이르는 완전한 가치임을 분명히 하였다. 그런데 그 당시 바오로의 이와 같은 주장에 대해서 다른 입장을 가진 이들이 있었다. 소위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갈라 2, 12)로서, 그들은 그리스도인들이라 할지라도 유다인은 마땅히 율법을 지켜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야고보는 케파와 요한과 함께 예루살렘 모교회의 기둥(갈라 2, 9)으로 유다 역사가 요세푸스에 의하면 62년경 대사제 아나노스의 명으로 유다교인들이 던진 돌에 맞아 순교하였는데, 교회 전통에서는 야고보서의 필자로 알려져 있다. 야고보는 야고보서에서 바오로가 주장한 믿음에 대해 다른 입장을 나타내었다. “나의 형제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2, 14)

“이와 마찬가지로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2, 17).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자기 아들 이사악을 제단에 바칠 때에 실천으로 의롭게 된 것이 아닙니까? 그대도 보다시피, 믿음이 그의 실천과 함께 작용하였고, 실천으로 그의 믿음이 완전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아브라함이 하느님을 믿으니, 하느님께서 그것을 의로움으로 인정해 주셨다’는 성경 말씀이 이루어졌고, 그는 하느님의 벗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2, 21~23).

유충희 신부 (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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