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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바오로서간해설

(2) 테살로니카 1ㆍ2서

by 세포네 2008.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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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 속에도 복음 뿌리 내리자 감사 편지

이번 호부터는 바오로 서간들을 차근 차근 살펴봅니다. 「성경」의 목차에는 바오로 서간 순서가 로마서부터 시작되지만, 여기에서는 서간의 집필 연대순으로 살펴보기로 합니다. 그 첫번째로 테살로니카 1, 2서입니다.

◇테살로니카는
테살로니카는 그리스 중부 테르마이코스 만에 위치한 그리스 최대의 항구도시입니다. 이 도시는 알렉산더 대황 통치 시절인 기원 전 315년쯤에 카산드로스 장군이 세운 도시로, 테살로니카라는 도시 이름은 그의 부인 이름을 딴 것입니다. 테살로니카가 위치한 마케도니아 지방이 로마제국의 속주가 되면서 테살로니카는 그 수도가 됩니다. 해상으로뿐 아니라 육로로도 로마에서 아시아로 연결되는 길목에 있어서 항구도시로서 또 무역 중심지로서 번창합니다. 자연히 유다인들도 적지 않게 있었겠지요. 그들은 자체 회당과 옥외 집회장소도 갖추고 유다교 율법을 충실히 지키며 살았습니다. 바오로가 테살로니카에 갔을 때가 이러했을 것입니다.

◇바오로와 테살로니카의 관계
바오로는 2차 전도여행(50~52년쯤) 때에 테살로니카에 가지요.
사도행전에 따르면(16장-18장), 바오로는 실라스와 티모테오와 함께 소아시아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던 중 해안 도시인 트로아스에서 마케도니아 사람이 "마케도니아로 건너와서 저희를 도와 주십시오" 하고 청하는 환시를 봅니다. 그래서 바오로 일행은 배를 타고 마케도니아로 건너가 먼저 필리피에서 복음을 전합니다. 그러나 그곳 사람들에게서 박해를 받자 그곳을 떠나 두 번째로 머무른 도시가 테살로니카입니다.
바오로는 테살로니카의 유다인 회당에서 "세 안식일에 걸쳐서"(사도 17,2) 유다인들과 토론하며 복음을 전했고, 유다인 몇 사람과 많은 그리스인들이 그리고 적지 않은 귀부인들이 믿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테살로니카 교회가 출범합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유다인들의 시기와 박해로 바오로 일행은 베로이아로 떠났는데, 테살로니카의 유다인들이 그곳까지 쫓아와 군중을 선동하고 박해를 계속하는 바람에 바오로는 일행(실라스와 티모테오)과 떨어져서 아테네로 갑니다. 아테네에서 선교한 후 다시 코린토로 간 바오로는 그곳에서 1년 6개월 동안 지냅니다.

 

◇서간의 배경
바오로는 코린토에서 천막 만드는 생업에 종사하면서 복음을 전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마케도니아로 건너와서 처음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교회를 세운 필리피와 두번째로 교회를 세운 테살로니카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전한 복음이 그곳 신자들에게 채 뿌리도 내리기 전에 박해로 인해 그 도시들을 떠나야 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어린 자식을 홀로 두고 먼 길을 떠난 아버지가 자식을 염려하는 그런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냈을 것입니다.
그러던 차에 티모테오가 테살로니카 교회의 소식을 갖고 왔습니다. 박해를 받으면서도 튼튼히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물론 테살로니카 교회에 몇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안도해도 좋을 정도로 테살로니카 신자들이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안도의 마음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편지를 써보냅니다. 물론 몇 가지 문제에 대한 충고도 함께 담았지요. 이것이 신약성경 가운데서 가장 먼저 집필된 테살로니카1서로 집필 연도는 50~51년쯤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얼마 후에 테살로니카 교회에서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곳 신자들이 종말과 주님의 재림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해 작심하고 써 보낸 편지가 테살로니카2서입니다.

【※지난 호(985호, 9월7일자)에서 살펴봤듯이 테살로니카2서는 바오로 사도의 친서가 아니라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테살로니카2서는 바오로 시대가 아니라 그 후대의 테살로니카 교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제자들이 바오로 사도의 이름을 빌어 썼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친서라는 주장도 만만찮은 데다가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이 글에서는 함께 다룹니다. 그렇게 해도 서간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주요 내용
테살로니1카1서는 어려움 속에서도 굳건히 믿음을 지키고 있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대한 염려와 안도, 칭찬과 격려, 기쁨과 감사가 주 내용을 이룹니다. 전체 5장 가운데 전반부인 1-3장이 특히 그러합니다. 아버지가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보이는 애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듯한 느낌입니다. "여러분이야말로 우리의 영광이며 기쁨입니다"(2,20) "여러분이 주님 안에서 굳건히 서 있다고 하니 우리는 이제 살았습니다. 우리가 여러분 덕분에 우리의 하느님 앞에서 누리는 이 기쁨을 두고 하느님께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하겠습니까?"(3,8-9) 같은 대목에서 이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반부(4-5장)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이 안고 있는 몇 가지 문제와 관련, 당부하고 권고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 하나는 성(性) 도덕에 관한 것입니다. 성적 문란은 당시 이교 사회에서 만연해 있었습니다. 바오로는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이교인들처럼 불륜에 빠지지 말고 또 색욕으로 아내를 대하지 말라고 당부합니다.
다른 하나는 종말에 관한 문제입니다. 바오로를 비롯해서 당시 그리스도인들은 종말이 임박했다고 여겼고 그리스도께서 곧 재림하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테살로니카 교회에서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신자들이 생겨났고, 이로 인해 신자들 사이에서는 종말과 그리스도 재림에 관한 혼란이 빚어졌습니다.'먼저 죽은 신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실 때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러다가 우리도 그리스도의 재림을 보지 못하고 그래서 구원받지 못하고 죽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겼던 것입니다.
이에 대해 바오로는 그리스도 안에서 먼저 죽은 이들도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는 다시 살아나 하느님의 영광 안에 들 것이라고 안심시킵니다. 아울러 주님께서 오실 때를 대비해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으라고 당부합니다.

테살로니카2서는 1서에 비해 훨씬 짧은 3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리고 내용도 심판과 종말에 관한 것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1서와는 조금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서의 내용은 테살로니카 교회에서 주님의 재림을 보지 못하고 죽은 신자들이 생기면서 생겨난(1테살 4,13) 문제에 대한 바오로의 답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2서는 이미 종말이 왔다고 주장하는(2테살 2,2) 사람들로 인한 문제에 대한 바오로의 처방을 담고 있습니다. 바오로는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속아 넘어가지 말라고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나아가 그릇되이 종말을 주장하는 이들을 멀리하라고 당부합니다. 또 그런 이들에게 "묵묵히 일하여 자기 양식을 벌어먹도록 하십시오"하고 권고하며 지시합니다(2 테살 3,13).
단순히 권고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지시"까지 하는 것으로 보아 바오로의 어조가 상당히 단호함을 엿볼 수 있습니다. 종말이 왔다고 주장하면서 제 할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하는 이들에게 내리는 따끔한 일침입니다.  

 ※ '바오로의 서간과 신학 사상' 기사는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참고하고 있습니다. 「바오로 서간과 신학」(바오로딸) 「서간에 담긴 보화」(생활성서) 「바오로에 대한 101가지 질문과 응답」 「바울로와 그의 서간들」(생활성서) 「바오로 스케치」(빅벨) 「바울로」(분도출판사) 「신약성서입문」 (분도출판사).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신약성서」(분도출판사) 「신약성서 새번역」(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성서못자리 그룹공부 교재-나눔터」(기쁜소식)

 

▲ 발굴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테살로니카의 로마 시대 아고라 유적지. 바오로 사도는 2차 선교 여행 때에 이곳 테살로니카에서 복음을 선포했고, 이곳 신자들에게 보내는 서간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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