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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by 세포네 2008. 10. 4.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기울어지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지
          당신에게 얼마나 여름 같은 맛이 나는지도
          내 살에 닿는 당신의 살갗이며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이 속삭이는 소리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 자체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 하에서는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 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 수 없는
          시간의 통곡 소리가
          내 머리 속 깊은 곳으로 흘러 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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