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성지 순례의 모든 것]-(중) 여유로운 여행의 대명사]
여유로운 여의 대명사 크루즈 성지순례 풍경들
# 풍경 1
아침 6시, "아차 짐 싸야지" 놀라서 일어나는 데레사씨에게 룸 메이트 남편의 핀잔이 날아온다. "여긴 테살로니카요." 아테네 피레우스 항에서 출발한 유람선은 밤새 파도를 가르며 다음 순례지로 달려온 것. 여유롭게 화장을 마친 데레사씨가 남편과 함께 식당으로 향한다. 이미 순례객들로 북적이는 식당엔 영어, 불어는 물론 스페인어도 들린다. 주눅드는 데레사씨, 그래도 용기내어 "안녕하세요" 하고 한국말로 인사하자 몇 몇 사람이 "안 녕 하 세 요" 라며 서투른 한국말로 인사를 받는다. 외국인의 한국 말 인사에 깜짝 놀란 데레사씨, 기분이 갑자기 좋아진다.
식당으로 들어서니 콧수염을 멋있게 기른 웨이터가 손에 접시를 들려준다. 뷔페식으로 차려진 테이블에서 음식을 골라담자 기다리고 있던 웨이터가 접시를 받아들고 팔을 내민다. 이른바 에스코트 자세다. 깜짝놀란 데레사씨가 뺏듯이 접시를 돌려받아 남편을 재촉, 창가쪽으로 자리 잡는다. 민망한 웨이터는 어깨를 한번 으쓱하더니 그저 웃기만 한다.
# 풍경 2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즐기며 크림 듬뿍 넣은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어느새 8시. 그런데 뭔가 허전하다. 식사할 때도, 성지를 순례할 때도, 심지어 화장실 들렀을 때도 어김없이 들리던 '빨리 빨리'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래도 되나 ?
챙 넓은 모자를 준비하라는 안내서에 따라 노란색 모자를 챙긴 데레사씨 손에 성지순례 안내 책자를 넣은 조그만 가방 하나가 들려 있다. 유람선을 내리자 한국말 하는 현지 안내인과 순례길 버스가 기다린다. 오늘 순례지는 바오로 사도가 제2차 전도여행 때 필립피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교한 테살로니카. 성지 곳곳마다 찬찬히 둘러보는 여유로운 순례가 낯설기만 하다.
오후 5시, 항구에서 다시 만난 유람선이 마치 내집처럼 반갑다. 웨이터의 시중을 받으며 저녁 만찬을 즐긴 데레사씨,식사 후 마련된 문화체험시간에 그리스 춤 배우기에 도전한다. "내일은 성서퀴즈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 잠자리에 든 데레사씨가 성경을 펴 들었다.
순례자들이 만나게 될 크루즈 순례의 장면들이다. 크루즈 여행, 크루즈 성지순례의 최대 장점은 '여유'다. 잠자는 시간에 이동하다보니 순례지 이동을 위한 시간 절약은 기대 이상이다. 다행스럽게도 그리스ㆍ터키지역 성지 다수가 기항지를 가까이 끼고 있는 지리적 특징이 있다. 따라서 육로를 이용한 순례시 잡아야 하는 이동시간을 온전히 순례 시간에 쏟을 수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시간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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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오로 사도가 활동한 구 코린토 지역, 순례자들이 당시 아고라 등 유적지를 순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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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오로 사도로 분한 신자가 사도의 마지막 연설을 재현하기 위해 밀레토스 유적지 층계를 내려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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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지순례 유람선 크리스탈호 선장이 순례자들에게 유람선 각 부서 책임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
▨ 알고가면 더 유익한 크루즈 성지순례
★ 출발
인천 국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는 약 11~12시간이면(경유지 있을 경우 시간차 있음) 그리스 아테네에 도착한다. 순례자들은 일정에 따라 당일 또는 다음날 오후 아테네 인근 피레우스항에 정박해 있는 성지순례 전문 유람선 크리스탈 호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짐 부치기 등 몇 가지 수속. 수속과 동시에 순례자들은 선상 카드 (씨패스 - Sea Pass 카드 )를 받는다. 이 카드 한 장으로 선내 어느 곳에서든 결재가 가능하다. 물고기 로고가 그려져 있는 선상카드에는 선박명, 크루즈 날짜, 이름, 객실 번호, 선상 카드 번호가 표시돼 있다.
★ 승선
선상 카드를 받았으면 이제 승선이다. 배에 오르기 직전, 발급받은 선상카드를 등록기에 넣으면 본인의 사진촬영이 이뤄진다. 선상 카드 소유자를 확인하는 절차로 기항지 관광 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오르내리기 때문에 여권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어 이를 대신하기 위한 수단이다. 즉, 선상 카드는 크루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결재 수단이면서 동시에 신분 증명 수단이기도 하다. 기항지 관광 시 배에서 내리거나 다시 탈 때는 물론, 마지막으로 하선할 때도 등록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선상 카드만큼은 반드시, 주의 깊게 소지해야 한다.
★ 방 찾아가기
처음 배에 오르면 배에 대한 공간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아 한참을 헤메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첫 승선 때는 담당자의 안내를 받게 된다.그러나 이틀 정도 지나면 대략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일단, 자신의 선실이 배의 앞쪽인지 뒤쪽인지를 확인한 후, 움직이면 편하다. 승선 전에 터미널 입구에서 부친 짐은 배에 오르면 이미 객실 문 앞에 놓여 있거나 또는 저녁 식사 후 돌아오면 놓여 있다. 워낙 많은 짐이 수속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조급해할 필요 없이 '기다리면' 짐은 언젠가 문 앞에서 만날 수 있다.
★ 식사
1. 메인 레스토랑
아침, 점심, 저녁 식사가 제공되며 웨이터의 서빙을 받으며 식사를 할 수 있다. 승객들은 매일 저녁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디너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게 되며 특히 저녁 정찬은 오후 7시와 9시에 두 차례로 나뉘어 진행된다. 메인 레스토랑에서의 복장은 청바지, 반바지, 티셔츠 등을 삼가는 게 좋다. 식사시 물(미네랄 워터), 와인, 음료 등은 유료다.
2. 뷔페 레스토랑
아침 식사와 점식 식사가 뷔페로 제공된다. 메인 레스토랑에서도 아침, 점심, 저녁 식사가 제공되지만 웨이터의 서빙이나 격식 없이 간편하게 식사 하기를 원하거나 메인 레스토랑의 식사 시간을 놓친 경우 뷔페 레스토랑을 이용하면 좋다. 점심 식사의 경우 매일 각각의 주제를 가지고 그리스ㆍ터키식, 아시아식, 이탈리아식 등의 별미들로 뷔페가 차려져 항상 새로운 메뉴를 만날 수 있다.
★ 크루즈 객실
크루즈 객실은 크게 인사이드 객실(내측 선실)과 오션뷰(아웃사이드) 객실(외측 선실)로 나뉘어지며, 오션뷰 객실의 경우, 발코니 유무에 따라, 일반 오션뷰 객실과 발코니 객실로 나뉘어 진다. 이용하는 객실 등급에서의 차이점 외에 선내 식사, 기타 서비스 조건은 이용 객실 등급과 무관하게 모든 승객에게 동일하게 제공된다.
★ 복장
선상 어디에서나 자유로운 복장이 허용된다. 그러나 갈라 디너(공식 만찬: Formal Night)가 있는 날은 남자의 경우 정장과 타이를 착용하며 여자의 경우 원피스, 정장, 한복 등을 준비하면 좋다.
늦가을 크루즈 선내 기온은 18~22도로 다소 쌀쌀할 수 있으므로, 따뜻한 가디건, 털옷 등을 준비해야 한다. 또 지상 순례를 위해 챙이 넓은 모자, 선글라스 등이 필요하며 보온 및 방풍용 점퍼는 필수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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