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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긴 두레박을 하늘에 대며 / 이해인

by 세포네 2008. 6. 7.

 

 


 


긴 두레박을 하늘에 대며

                                                    / 이해인 -


          하늘은 구름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나는 세월을 안고 움직이고 있다.


          내가 살아있는 날엔 항상
          하늘이 열려 있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하늘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그 푸른 빛이 너무 좋아
          창가에서 올려다본 나의 하늘은
          어제는 바다가 되고
          오늘은 숲이 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될까.


          몹시 갑갑하고 울고 싶을 때
          문득 쳐다본 나의 하늘이
          지금은 집이 되고
          호수가 되고 들판이 된다.


          그 들판에서 꿈을 꾸는 내 마음
          파랗게 파랗게 부서지지 않는 빛깔


          - 이해인수녀 "두레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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