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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이문희 대주교 이임 감사미사 이모저모

by 세포네 2007. 4. 29.

교구 발전과 하느님 영광 위해 헌신

▲이문희 대주교와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주교단과 대구대교구 사제단이 이 대주교 이임 감사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과 인사 나누는 이문희 대주교

▲이문희 대주교가 자신의 뒤를 이어 교구장직을 승계한 최영수 대주교와 악수를 하고 있다.

▲대구대교구민들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글로 적은 '사랑의 종이 비행기'를 이문희 대주교를 향해 날리고 있다.

▲화동과 함께한 이 대주교. 

 

 

 

 

 지난 21년 간 대구대교구를 이끌어 온 이문희(바오로) 대주교가 41만 교구민의 박수를 받으며 교구장직에서 물러났다. 교구 사제단과 신자들은 24일 대구 중구 남산3동 성김대건기념관에서 거행된 이 대주교 이임 감사미사에서 재임 기간에 교세를 2배로 확장한 그의 노고에 감사하고, 영육간 건강을 기원했다.

 

 이 대주교는 감사미사와 감사식이 진행되는 동안 무거운 십자가를 내려놓는 데 대한 안도감과 강산이 두 번 바뀌도록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세월의 감회에 젖어 지그시 눈을 감고 상념에 젖기도 했다.

 ○…이임 감사미사는 이날 오전 11시 '주교 영접가'와 '착하신 목자'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제단과 주교단, 이 대주교가 입장하면서 시작됐다. 성김대건기념관을 가득 메운 교구민 4000여명은 미사가 봉헌되자 하느님의 종으로 헌신해온 이 대주교를 감격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김수환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이 대주교는 35년간 주교로 살아오면서 모든 것을 바쳐 교구와 하느님 영광을 위해 봉사한 목자"라며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물러나는 이 대주교와 믿음 속에서 하나가 되자"고 신자들에게 당부했다.

 감사미사는 이 대주교 주례로 간소하면서도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 대주교는 이임식이나 감사미사를 일체 사양했으나 교구 사제단 간청에 못 이겨 간소한 감사미사 봉헌을 조건으로 이임행사를 수락했다는 후문.

 ○…미사에 이어 열린 감사식에서 주교단과 교구민들은 이 대주교의 목자로서의 삶과 업적을 돌아보면서 감사인사.

 주교회의 의장 장익 주교는 "1959년 무렵 유럽에 유학 중인 신부들이 방학을 이용해 모일 때면 이 대주교님이 가끔 엉뚱하면서도 속 깊은 얘기를 툭 던져 '저 양반 속에는 영감이 2명 들어앉아 있다'고 흉(?)을 봤다"며 "이 대주교님은 정말 속 깊은 사랑으로 성소 양성, 사제단 일치, 젊은이들에 대한 배려에 힘썼다"고 말했다.

 이 대주교 뒤를 이어 교구장직을 승계한 최영수 대주교는 "사제단과 신자들은 교구를 반석 위에 올려놓으신 대주교님 업적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

 사제단 대표 곽길우(1대리구 주교대리) 신부는 이 대주교가 1972년 보좌주교가 된 이후 2~4배씩 증가한 부문별 교세를 열거한 뒤 "겸손하고 자상한 아버지처럼 사제들과 신자들을 이끌어줘 고맙다"고 인사.

 교구 사목평의회 민경진(레오) 부의장은 교구민들이 마련한 영적 예물을 전달한 뒤 △교무금 잘 내기 △사목자와 일치하기 △소공동체 열심히 참여하기 등 신자들 다짐을 감사인사로 대신해 참석자들이 폭소. 교구민들은 미사 24만대, 성체조배 20만3000회, 묵주기도 392만단을 영적 예물로 증정.

 이문희 대주교는 "교구장 21년을 돌아보니 고생 속에서도 기쁜 일이 많아 하느님께 감사한다"며 "하지만 서정덕 보좌주교 장례미사를 집전하고, 내 손으로 서품한 신부들을 제적해야 할 때는 고통이 심했다"고 피력. 또 교구민들이 교구장직을 3년 일찍 물러나는 것을 궁금해하는 데 대해 "몇 년 전부터 (교구장직을 수행하기에는) 육체적, 정신적, 영성적으로 부족하다는 신호를 받았다"고 해명.

 교구민들을 행사 말미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글로 적은 '사랑의 종이비행기'를 이 대주교를 향해 날리는 장관을 연출. 이어 참석자들은 이 대주교가 앞으로도 훌륭한 목자의 삶을 이어가길 기원하며 '사제의 마음'을 합창했다.

 ○…교구청 내 교육원 대강당에서 열린 감사연에서 장정식(3대리구 주교대리) 신부는 교구 발전과 이 대주교의 영육간 건강을 기원하며 축배를 제의. 사제단과 내외빈은 감사연을 마치고 떠나는 이 대주교를 우렁찬 박수로 배웅했다.

 이문희 대주교 동생 이문조(요한, 68)씨는 "섭섭한 마음이 들지만 좋은 결단을 하신 것 같다"면서 "못다한 저술 활동을 하시며 건강을 돌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샬트르 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장 이정애(베로니카) 수녀는 "이 대주교님은 신덕과 사랑으로 대구대교구를 100년 문턱까지 이끌고 오신 분"이라며 이 대주교가 교구청을 떠나는 모습을 아쉬워했다.
김원철 기자      이지혜 기자

[김수환 추기경 강론 요지]

 대구대교구를 위해 오랜 세월 몸과 마음을 바쳐 헌신하고 오늘 이임 감사미사를 봉헌하는 이문희 대주교님 심정은 시원섭섭할 것입니다.

 이 대주교님은 보좌주교 14년을 포함 35년간 주교로 살아오시면서 모든 것을 바쳐 봉사하며 하느님 영광을 드러내셨습니다. 특히 교구민들이 그리스도 몸인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걷도록 힘써 이끌어 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자비로운 목자를 보내주시고, 그 목자를 통해 대구대교구를 세계교회가 부러워하는 교구로 발전시켜 주신 것에 감사해야 합니다.

 대주교님은 인물이 훤칠한 것은 물론이고 인품이 헤아릴 수 없이 깊은 분입니다.  

 대주교님은 재임 기간에 교세를 두 배로 확장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아시아 교회, 세계교회를 내다보며 일하셨습니다. 특히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에 깊은 관심을 갖고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중국에 교구 사제들을 파견하시고, 신학생들을 초청해 교구에서 공부시켰습니다. 또 10여년전부터 한ㆍ일 주교교류모임에 앞장서면서 공동 역사교과서 발간 등 구체적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대주교님은 참으로 이웃과 미래를 향해 열려있는 목자이십니다.  

 대주교님은 누적된 피로 때문에 3년 일찍 교구장직에서 물러나시지만 그 넓고 깊은 뜻은 변함없을 것입니다.

 우리 곁을 떠나시는 이 대주교님과 믿음 속에서 하나가 됩시다. 또 성인 같은 목자로 여생을 사실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아울러 주님께서 대주교님 뒤를 이어 교구를 이끌 최영수 대주교님과 조환길 주교님에게 풍성한 사랑과 은총 내려주시길 청합시다.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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