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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차윤석 중세 전문가의 간 김에 순례10

10. 독일 쾰른대교구 주교좌 쾰른 대성당 동방 박사 성해(聖骸) 모신 ‘주님 공현 대축일의 성지’ 쾰른 대성당 쾰른 대성당. 동방 박사 성유물 순례자를 위해 1248년에 새로 짓기 시작했으나, 1520년 이후 종교 개혁 여파로 공사가 중단됐다. 1842년 독일 민족의 자긍심으로 시민들이 기금을 모아 13세기의 설계도에 따라 공사를 재개해 1880년에 완공했다. 2005년 쾰른 세계청년대회(WYD)의 구심점이었다. 필자 제공 850년 순례 역사의 쾰른 대성당 하늘을 찌를 듯한 쾰른 대성당은 독일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꼽힙니다. 1248년에 짓기 시작해 1880년에 완공된 독일 고딕 양식 성당의 걸작입니다. 첨탑 높이가 157.4m로 1884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고, 너비 대 높이 비율에서는 가장 큰 성당이며, 1996년 유네스코 세.. 2025. 1. 1.
9. 독일 아이히슈테트 ‘상트 발부르가 수녀원’ 가족 성화의 도시 아이히슈테트와 기적의 성유 상트 발부르가 수녀원 상트 발부르가 베네딕도회 수녀원. 1035년 대성당 성직자인 레오데가르 백작이 헤리베르트 주교의 제안으로 도시 성벽 밖 성녀의 무덤이 있던 곳에 성당을 세우고, 베네딕도회 수녀원을 설립했다. 현재 바로크 양식의 모습은 30년 전쟁 후 증개축한 것이다. 수녀원은 1826년 미국에 처음 진출해 50여 개 수도원이 속한 연합회로 성장했다.필자 제공 가족 중심의 신앙이 뿌리 깊은 곳 오늘 순례지는 뮌헨과 뉘른베르크의 중간쯤인 국립공원 알트뮐 계곡에 있는 아이히슈테트입니다. 지형상 프랑켄 고원의 낮은 협곡 지대에 있어 도시 전체가 아침저녁으로 안개에 파묻힐 때가 많습니다. 그 덕에 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을 면해 중세의 고풍스러움을 간직할 수 있었.. 2024. 12. 29.
8. 독일 보덴 호수 ‘라이헤나우 수도원’ 중세 유럽 수도원의 산실(産室)이자 지식의 보고(寶庫) 라이헤나우 수도원 니더첼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바실리카. 799년 은퇴한 베로나의 에기노 주교가 발도 아빠스의 허가를 받아 지은 소성당이 기원이다. 지금의 종탑은 15세기에 증축했다. 현재 첼라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으로 쓰고 있다. 필자 제공 보덴 호수의 수도원 섬 알프스 지역을 여행하면 보덴호를 지나치게 됩니다.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 세 나라를 맞대고 있어 내륙의 바다라 불릴 만큼 큰 호수입니다. 온화한 기후 덕분에 인기 높은 휴양지지만, 콘스탄츠·브레겐츠 등 로마 제국 도시들은 이곳이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이라고 알려줍니다. 특히 호수 북서쪽 라이헤나우 섬은 티베리우스 황제가 켈트족과 싸울 때 거점이었습니다. 여의도의 절반 정도 크기인데, .. 2024. 12. 22.
7. 프랑스 알자스 ‘몽생트오딜 수녀원’ ‘시각장애인의 수호성인’ 오틸리아 성녀가 세운 몽생트오딜 수녀원 몽생트오딜 수녀원 성모승천 성당. 1687년에 이전 로마네스크 성당 토대 위에 바로크 양식으로 새로 지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2006년에 ‘준대성전’으로 지정했다. 수녀원 테라스에서는 알자스뿐 아니라 독일 흑림 지대까지 라인강 상류의 비옥한 넓은 평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알자스에서 가장 유서 깊은 순례 성지 프랑스와 독일 국경지대인 알자스 하면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을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겁니다. 정작 이곳 사람들에겐 작가가 부추긴 그런 국수주의 민족 감정은 없습니다. 17세기 들어와 두 나라의 경계가 한때는 보주산맥, 한때는 라인강에 따라 정해졌을 뿐, 이들은 천 년 넘게 그저 라인강 상류 평원에 살던 알레만의 후손들이었습.. 2024. 12. 15.
6. 독일 바이에른 ‘베네딕트보이에른 수도원’ 베네딕토 성인과 코헬호 ‘기적의 성지’ 베네딕트보이에른 수도원 알프스 산자락 끝의 베네딕트보이에른 수도원. 수도원 옆으로 기차역과 철로가 보이고 뒤로는 코헬호·베네딕텐반트 능선(1800m)·케셀베르크 고개(858m)가 보인다. 옛 로마군은 인스브루크에서 저 고개를 넘어와 이곳을 거점으로 삼은 뒤 뮌헨·아우크스부르크 방면으로 진군하며 영토를 확장했다.출처=Shutterstock 오버바이에른의 가장 오래된 베네딕도회 수도원 1786년 9월 7일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탄 마차는 뮌헨을 떠나 안개 낀 이자르강을 따라 남쪽으로 향합니다. 어릴 때부터 동경하던 이탈리아 여행길이었습니다. 정오 무렵 괴테의 눈앞에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호수를 낀 너른 평야에 길고 폭넓은 건물이 있고, 그 뒤로 눈 덮인 흰 암.. 2024. 12. 8.
5. 이탈리아 마돈나 델라 코로나 순례 성당 깎아지른 몬테 발도 절벽에 세워진 마돈나 델라 코로나 성당 몬테 발도 절벽의 마돈나 델라 코로나. 옛 수도자의 은수처에 1522년 몰타 기사단이 성당을 세우고 피에타상을 모시면서 순례가 시작됐다. 1624년 암반 위에 성당을 크게 증축한 뒤로 ‘델라 코로나’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출처=Stanislav Judas/Shutterstock 험준한 몬테 발도 절벽 암반 위 성모 성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알프스 능선을 가로지르는 브레너 고개는 로마 제국 시대부터 알프스 이북과 이남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입니다. 이탈리아 최대 휴양지인 돌로미테와 가르다 호수로 가는 이탈리아 22번 고속도로와 이어져 휴가철이면 더욱 붐비지요. 22번 고속도로는 알프스 골짜기 사이를 흐르는 아디제강을 따라 쭉 뻗은 내리막길.. 2024. 12. 1.
4. 독일 뮌헨 인근 ‘거룩한 산’ 안덱스 수도원 1000년의 순례지 ‘거룩한 산’ 안덱스 수도원으로 가는 하이킹 암머호 동쪽 기슭의 안덱스 수도원. 바이에른 에른스트 공작이 1423~1427년에 순례자들을 보살피고 성유물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의전사제단 수도원이 기원. 1455년 베네딕도회 수도원으로 바뀌었고, 현재 뮌헨 상트 보니파츠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분원이다. 필자 제공 1128년 소성당에 성유물 모시며 순례 시작 오늘은 뮌헨 인근 암머호 동쪽 기슭 해발 700m에 있는 ‘거룩한 산’이라 부르는 곳으로 하이킹을 가려 합니다. 천 년 가까이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 바이에른에서 가장 오래된 순례지이자 나들이 명소입니다. 10여km의 완만한 코스로 편한 신발이면 충분합니다. 헤르싱 전철역(S8)을 나와 정면으로 10분 정도 걸으면 개울 옆 주택가 위로.. 2024. 11. 24.
3. 독일 상트 힐데가르트 베네딕도회 수녀원 주님 포도밭에서 일하는 ‘교회 학자’ 힐데가르트 성녀의 딸들 상트 힐데가르트 베네딕도회 수녀원과 수녀원 포도밭. 독일에서 유일하게 직접 포도주를 생산하는 수녀원으로 약 7헥타르의 포도밭을 경작하고 있다. 아래에 림부르크교구의 포도밭과 상트 힐데가르트 순례 성당이 있다.wikimedia 라인강과 함께하는 와인 도시 ‘뤼데스하임’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도를 다니면 드넓은 벌판에 펼쳐진 포도밭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풍광이 조금 달라지는데요. 라인강이나 모젤강 좌우로 산비탈에 테라스식으로 포도밭이 있습니다. 강물에 반사된 햇빛까지 온전히 이용해 ‘포도주의 땅’인 이탈리아보다 못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노력입니다. 오늘 순례지인 뤼데스하임에서 코블렌츠로 이어지는 라인강 강변도로에도 그런 포도밭이 많습니.. 2024. 11. 24.
1. 독일 바이에른 알퇴팅(Altötting) 성모성지 ‘검은 성모자상’ 모셔진 바이에른 신앙이 시작된 은총의 장소 알퇴팅 성모성지 카펠 광장과 은총 소성당. 뒷부분의 팔각형 세례 소성당이 원형이며, 15세기 순례자들이 늘어나면서 앞측 본랑과 첨탑· 회랑을 확장했다 그리스도교 문화권인 유럽은 성모 발현 성지 외에도 일상의 성지와 순례지가 많습니다. 중세부터 힘들 때마다 찾아와 성모님과 성인들의 전구를 청하던 곳입니다. 독일 유학 시절 집 가까이나 답사 다녔던 길에 그런 순례지가 많았습니다. 요즘 출장이나 가족 여행으로 유럽을 방문할 기회가 많습니다. 바쁜 일정이지만 잠시 짬을 내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중세 문화사의 관점에서 소개하며 필요한 순례 정보를 전합니다. 이 글이 삶 자체가 순례인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그분의 발이 서 있는 곳’(시편 132,.. 2024. 11. 10.
2. 중세 종교·문화의 중심지인 독일의 ‘풀다’ 보니파시오 성인이 신앙 불모지에 복음의 씨앗 뿌린 풀다 수도원 풀다 주교좌 성당인 상트 살바토르 대성당(왼쪽)과 미카엘 성당(오른편 담장 위 성당). 바로크 건축가 요한 디첸호퍼가 1704년부터 8년에 걸쳐 지었으며, 본당 내부는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전을 참조했다. 1752년 풀다교구 주교좌 성당으로 승격됐다. 필자 제공 동서 오가는 교통 요지 풀다에 수도원 설립 이번 순례지는 중세 종교·문화의 중심지인 독일의 ‘풀다’입니다. 이곳은 1300여 년 전 풀다강 범람원에 설립된 베네딕도회 수도원으로 시작된 곳으로, 지리적으로도 동서를 오가는 주요 길목이었습니다. 라인 지역과 슐레지엔을 잇는 ‘왕도(Via Reiga)’가 지나갔고, 북으로는 풀다강·베저강을 따라 카셀·민덴을 지나 북해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2024.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