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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2221

(10) 세상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에사우 루벤스 ‘야곱과 에사우의 화해 “자신의 나이에 맞는 정신을 갖지 못한 자는 자신의 나이에 겪는 온갖 재난을 당한다”는 프랑스 사상가 볼테르(1694-1778)의 말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이를 먹고, 자신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현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하고 있다. 며칠 전 한 유명 시인과 이야기를 하는데 “젊은 시절엔 이성(理性)과 싸우지만 나이가 늙고 노쇠해지면 자신의 몸(자신)과 싸운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화한다. 이 변화를 잘 이해하고 적응하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은 가치판단은 주어진 상황에서 적절하고 소중한지, 혹은 꼭 필요한 것인지 등을 감정반응이나 자신이 학습한 원칙적 사고를.. 2024. 3. 3.
9. 성 전장운 요한 배신의 길에서 돌아선 전장운, 교회 서적 출판하다 순교 윤영선 작 ‘성 전장운 요한’ 출 생 | 1811년 서울 순 교 | 1866년(55세) 서소문 밖 / 참수 신 분 | 상인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우리는 인간적인 나약함에 굴복하여 끊임없이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엇길로 나갔다가 되돌아가는 일도 다반사다. 오류가 크면 클수록 지나간 삶의 자취를 성찰하게 하는 사순 시기가 고마운 이유이다. 사순 주간에 복음은 ‘회개’를 선포한다. 인간의 나약함 때문에 주어진 숙명적 굴레가 아무리 단단해도 ‘회개’가 선사하는 축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극심한 고문으로 넘어졌다가 신앙 되찾아 ‘회개’는 헬라어 신약 성경에 기록된 ‘메타노에오(μετανοω)’라는 단어의 번역이다. 본래.. 2024. 3. 3.
(62) 오바드야서 오바드야서는 21절로 이뤄진 구약 성경에서 가장 짧은 책으로 에돔의 멸망과 이스라엘의 구원을 예언하고 있다. 멜로초 다 포를리, ‘오바드야 예언자’, 1477, 프레스코, 산타 카사 바실리카(성모 마리아의 집 대성전), 로레토, 이탈리아. 구약 성경의 예언자들은 바빌론 유배 이전과 이후 예언자로 구분됩니다. 유배 이전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만을 섬기고, 주님 뜻에 따라 충실히 율법을 지키고 살아가라 권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하느님을 거스르고 우상을 섬긴 죄 때문에 주님의 심판이 다가왔다며 회개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북 왕국 이스라엘과 남 왕국 유다는 이들 예언자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스라엘과 유다는 아시리아와 신바빌로니아 왕국에 의해 멸망하고, 유다인들은 바빌론으로 끌려가 .. 2024. 3. 3.
(9) 사기꾼 아니면 지혜로운 사람, 야곱 조지 프레데릭 와츠 ‘야곱과 에사우’. 몇 년 전 잘 아는 변호사가 나에게 질문한 적이 있다. “신부님,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일어나는 범죄가 무엇인지 아세요?” “글쎄, 싸움, 폭력 같은 게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많이 일어나는 범죄는 사기예요. 대부분 친하고 잘 아는 사람에게 사기를 당해 안타깝죠.” 사기는 “사람을 기망(欺罔)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같은 방법으로 제3자로 하여금 재물의 교부를 받게 하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하는 범죄”(형법 제347조)이다. 기망이란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는 모든 행위이고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방법에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새로 서품받은 신부님들만 노리는 사기꾼들(?)이 있었다. 나도 첫 임지인 수유동본당에 있을 때.. 2024. 2. 25.
8. 성 손자선 토마스 감옥에서도 주님 수난에 동참하고 부활 전날에 순교 윤영선 작 ‘성 손자선 토마스’ 출 생 | 1839년 충청남도 당진시 신리 순 교 | 1866년(27세) 공주옥 / 교수 신 분 | 농부 사순 시기 희생과 극기는 거룩한 전통 사순 시기이다. 교회의 아주 오랜 전통은 사순 시기 참회와 보속을 통해 부활의 영광에 이르기를 갈망해왔다. 성실한 신앙인들 중에는 좋아하는 취미나 기호품을 절제하며 사순 시기의 보속과 참회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들도 있다. 우리 신앙 선조들은 주님의 수난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삼가고 가난한 이웃에게 애긍을 실천했다. 빈궁한 처지에 초라한 끼니마저 아껴가며 단식을 했다. 사순 시기의 희생과 극기는 우리 신앙의 오래된 유산이고 거룩한 전통이다. 박해에 쫓겨 은신해 있거나 심지.. 2024. 2. 25.
(61) 아모스서 권력자들이여, 가난하고 힘없는 이를 보호하라 아모스는 첫 번째 저술 예언자로 북 왕국 이스라엘의 부자와 권력자들, 사제들에게 경신례와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권리를 밝히는 율법을 상기시키며 이스라엘 멸망을 예언했다. 송계주, ‘아모스 예언자’ 히브리어 구약 성경 「타낙」은 아모스서를 요엘서 다음에 배치해 놓았습니다. 이유는 두 책이 메뚜기, 재앙, 불, 경신례 탄원, 주님의 날, ‘시온에’라는 표현 등 유사점을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모스서는 요엘서보다 훨씬 이전인 기원전 8세기께 저술된 책입니다. 아모스는 ‘아모스야’를 줄인 말일 것이라고 성경학자들은 추측합니다. 아모스야는 우리말로 ‘야훼께서 (짐을) 들어주신다’, ‘야훼께서 (짐을) 짊어져 주신다’라는 뜻입니다. 헬라어 구약 성경 「칠십인역」.. 2024. 2. 25.
7. 성 베르뇌 시메온 주교 ‘으뜸 사도’ 베드로 성인 닮은 성 베르뇌 시메온 주교 윤영선 작 ‘성 베르뇌 시메온’ 출 생 | 1814년 프랑스 르망(Le Mans) 순 교 | 1866년(52세) 새남터 / 군문효수 신 분 | 주교 (제4대 조선대목구장) 한국이름 | 장경일(張敬一) 사도의 후예인 조선 주교 탄생 2월 22일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이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성 베드로를 으뜸 사도로 세우셨다는 것과, 그와 그 후계자인 교황에게 세상 구원을 위한 교회의 최고 권위도 계승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도좌’는 곧 교황의 자리이고, 교황님을 이르기도 한다. 이날뿐 아니라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대축일이나 교황 주일, 여러 기도 끝에 교황님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는 것은 지상에 맡겨진 으뜸 사도의 소명이 얼마나 크고 힘겨운 .. 2024. 2. 18.
(60) 요엘서 ‘주님의 날’이 오면 하느님의 영이 내려 구원하리라 요엘서는 주님의 날이 다가온다는 경고와 하느님께서 모든 이에게 당신 영을 부어 주시어 구원하실 것이라고 한다. 미켈란젤로, ‘요엘 예언자’, 1508년께, 시스티나 소성당, 바티칸 요엘서는 메뚜기 떼의 재앙과 가뭄으로 시작합니다.(1,4-12) 이 재앙은 아모스서 내용(아모 7,1-3)과 비슷해 구약 성경 제1경전인 「타낙」은 요엘서를 아모스서 앞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요엘은 우리말로 ‘야훼는 참하느님이시다’라는 뜻입니다. 헬라어 구약 성경 「칠십인역」과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 그리고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발행한 우리말 「성경」은 히브리어 요엘을 음차해 ‘Ιωηλ’, ‘Joel’, ‘요엘서’로 표기합니다. 요엘 예언자는 ‘프투엘의 아들’(1,1.. 2024. 2. 18.
(8) 적극적인 여성, 레베카 요한 게오르그 플라체르 ‘우물가의 레베카’ ‘부모의 편애(偏愛), 가족 간 소송 하루 7건’. 우리 사회의 불편한 민낯이 드러난 느낌이 들었다. 기사는 사망한 아버지의 재산 상속을 장남에게만 주려는 어머니를 상대로 딸 3명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의 내용이었다. 몇 년 동안의 소송 끝에 딸들이 승소했지만 결국 모녀관계는 파탄이 났다. 우리나라는 예전에 남아선호사상과 장자 상속이 당연시되던 문화가 있었다. 아들 중심으로 교육이나 지원이 자연스러웠고, 딸들은 오히려 오빠나 동생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위해서 학교도 포기하고 대도시의 공장에서 노동을 했다. 자식에 대한 편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성경 속 인물이 이사악의 아내 레베카이다. 아브라함은 나이가 들자 이사악의 짝을 찾아주려고 마음을 먹었다. 아브라함은 .. 2024. 2. 18.
(59) 호세아서 정화된 이스라엘, 하느님과 새로운 혼인관계를 맺을지어다 호세아서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간의 계약 관계를 혼인 관계로 설명한 첫 번째 예언서이다. 주님의 명에 따라 창녀 고메르와 혼인하는 호세아. 출처=구글 히브리어 구약 성경 「타낙」은 호세아서를 예언서로 분류해 에제키엘서 다음으로 배치해 놓았습니다. 호세아는 우리말로 ‘야훼께서는 구원이시다’ ‘야훼께서 구원하신다’라는 뜻입니다. 헬라어 구약 성경 「칠십인역」과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는 히브리어 ‘호세아’를 음차해 ‘Ωσηε’, ‘Osee’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펴낸 우리말 「성경」은 ‘호세아서’라 표기합니다. 구약 성경은 아브라함, 모세, 드보라를 ‘예언자’라고 부릅니다. 또 열왕기에는 엘리야, 엘리사, 나탄, 가드 등이 예언자로 등장합니다. .. 2024. 2. 12.
(7) 이사악의 깊고 깊은 마음의 상처 조반니 도메니코 티에폴로 ‘이사악의 희생’ 예전의 본당에서 형제님들 구역모임이 있었다. 형제님들 모임은 보통 저녁에 간단한 식사와 함께 주(酒)님(?) 한잔 마시면서 자유롭게 생활나눔을 했다. 모임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무렵 나이가 가장 많은 형제님이 자신의 깊은 속내를 이야기했다. “저는 배우지도 못하고 시골에서 올라와 막일부터 안 한 일 없이 갖은 고생을 하면서 성실하게 일했어요. 결혼도 혼기를 놓쳐 늦은 나이에 했어요. 그리고 늦둥이 아들을 보았는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애지중지하며 키웠어요. 아들이 공부도 잘하고 무척 순종적이라 사실 기대도 많았어요. 그런데 어느 겨울날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아들이 방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봤어요. 너무 실망과 배신감이 커서 화를 참지 못하고 .. 2024. 2. 4.
(6) 모든 것 희생하고 자녀 얻은 사라 얀 프로보스트 ‘아브라함, 사라와 천사 구약시대에 여자는 그저 남자의 재산목록 중 하나였고 매매가 가능한 하찮은 존재로 생각됐다. 그래서 여인은 외부 세계와 완전히 격리됐으며 철저히 아버지나 남편의 지배 아래에 있는 존재였다. 구약의 여성들은 종교적으로도 이스라엘의 연중행사인 유월절, 초막절, 오순절 예배에 참례할 수 없었고 성전에도 여성들만의 자리가 따로 존재했다. 당연히 여성들은 당시의 이스라엘 학문의 총체인 율법을 배울 수 없었고 존경받는 율법교사가 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여성은 가축을 지키고, 밭일을 하고 식사와 빨래, 옷을 만드는 등 안팎의 일을 다 감당해야 했다. 결혼한 여성이 아들을 낳지 못하면 여성의 사회적, 법적지위에 많은 위협이 되었다. 아이를 못 낳는 것이 여자 혼자만의 잘.. 2024.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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