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성전 폭력성 비판한 중세 문헌 인용
"비이성적 행동은 하느님 본질에 어긋" 지적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2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 대강당에서 신앙과 이성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에서 한 강연 내용은 무엇이었고 무슬림 세계의 반발을 산 구절은 어떤 것인가.
교황은 독일 방문 4일째인 12일 오후 레겐스부르크 대학교 대강당에서 학계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 강연을 했다. 주제는 '신앙과 이성 그리고 대학 -기억과 반성'이었다. 레겐스부르크 대학교는 교황이 1969년부터 1977년까지 교수로서 교의신학을 가르치던 곳이었다.
교황은 강연 앞 부분에서 14세기말 비잔틴 황제 마누엘 2세 팔레오로고스와 페르시아 학자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그리고 두 종교의 진리에 관해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그것은 대화 전체로 볼 때 대단히 지엽적이지만 "신앙과 이성의 주제와 관련해 매우 흥미 있고 주제를 성찰하는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황제는 이슬람 경전인 쿠란에 '종교에 강제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성전에 관한 규정도 나중에 정리돼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페르시아 학자에게 종교와 폭력의 관계에 관해 단도직입적으로 이렇게 질문한다.
"무함마드가 가져온 새로운 것이 무엇인지 보여 달라. 그러면 그가 설파하는 신앙을 칼로 전파하라는 명령과 같은 악하고 비인간적인 것들만 보게 될 것이다."
바로 이 구절이 무슬림의 반발을 초래한 대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슬람 창시자인 무함마드를 폭력으로 신앙을 전파하는 인물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교황은 이어서 왜 폭력을 통한 신앙 전파가 비이성적인지를 황제의 말을 통해 설명한다. '하느님께서는 피 흘리는 것을 싫어 하신다'는 게 황제의 설명이라는 것이다.
교황은 따라서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하느님 본질에 맞갖지 않은 것"이라면서 말한다. 그러나 하느님은 절대적으로 초월적 존재여서 하느님 뜻은 인간의 어떤 범주에도 속하지 않기에 이성의 범주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이슬람의 가르침을 거론한다. 그리고 "이 점에서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는 하느님에 대한 이해와 그에 따른 신앙 활동에서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고 교황은 말한다.
이후부터 교황은 요한복음을 비롯한 성경과 그리스 사상, 중세와 근세 현대에 이르기까지 서구 그리스도교 역사를 일별하면서 신앙은 이성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비이성적 행동은 하느님의 본질에 어긋하는 것임을 제시한다.
교황은 17일 연설의 일부 구절이 이슬람 신자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문제의 대목은 "중세 문헌에서 인용한 것으로 결코 나의 개인적 생각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황은 12일 강연장에서도 이 대목을 이야기할 때 자신의 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한 것임을 두번이나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종교간 대화 평의회 의장 폴 푸파르 추기경은 교황이 문제가 된 구절을 인용할 때에 "놀라울 정도로 단도직입적으로"(with a startling brusqueness)라는 말을 선택했다면서 "이는 교황께서 자신이 황제의 말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낸것"이라고 말했다.
또 독일 무슬림 중앙 평의회 사무총장 아이만 마지에크도 자신은 교황 강연을 무슬림에 대한 공격으로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황청의 해명과 교황의 직접적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세계 특히 과격 이슬람 신도들의 반발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외신종합】 이창훈 기자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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