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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가을 편지 / 詩人 양동욱

by 세포네 2006. 9. 21.

 

 

 

 

 

가을 편지

 

 


        빨간 우체통이 보이는
        내 작은 다락방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편지를 쓴다


        창문가에 턱을 괴고 앉아
        노란 은행잎이 손등에 떨어져
        잠시 멈추는 것 외에는
        이내 하고픈 말을 쓴다.


        까치밥으로 남겨둔 높다란 가지 끝의
        빨간 홍시가 그림자로 훔쳐보고
        아버지가 심어 둔 국화가
        소담스럽게 웃는


        오늘도 빨간 우체통이 보이는
        내 작은 다락방에서
        파란 하늘이 높아져 간다고
        편지를 쓴다.

         

        詩人 / 양 동 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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