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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신경을 자주 바칩시다

by 세포네 2006. 7. 31.

살아있는 신앙고백이며 항구적인 ‘회개의 표시’


"신경이요, 주일미사 때나 외우는 것 아닌가요", "..........."
주일미사나 대축일 때만 바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거나 어떤 기도인지도 잘 모르는 신경(信經)은 '나는 믿나이다'(Credo)로 시작되는 신앙고백문이다.
신경은 교회가 '예수님께서는 그리스도이시다'라는 자신의 신앙체험을 선포하기 시작하면서 이 복음선포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복음선포에서 예수께서 누구이신 지, 어떤 일을 하셨는지, 어떻게 하실 것인지 등의 복음선포 내용이 뻗어 나왔고 이러한 신앙고백 내용들을 세례를 받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오랫동안 다듬어지고 적절한 표현들로 구체화시킨 것이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사도신경이나 니체아-콘스탄티노플 신경과 같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교가 확장되면서 다른 문화권 타종교와 접하면서 생겨난 각종 이단 사상들로부터 신앙의 순수성을 보호하기 위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따라서 그리스도 신앙의 정수가 고스란히 들어있는 것이다.
신앙의 순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순교를 마다하지 않고 이단과 싸워 온 교회는 이 신경을 온전하게 보전하는 데에도 신명을 다 바쳤다.
초대교회 때는 예비신자가 세례 받기 3일전에 신경을 전해주었다. 이 신경의 전수는 주교가 지역교회의 수장으로서 새로운 그리스도 신자에게 교회의 가르침을 공식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 2주일 동안에는 신앙조목들이 설명됐으며 곧이어 신경을 반환해야 했다. 이는 세례지원자가 마음 속 깊이 신경을 암송해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예비신자들은 자신이 배운 신경의 내용들을 아직 교리의 내용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에게 누설하지 못했고 비밀을 지켜야 했는데 이는 신경 안에는 신중히 다루어야 할 그리스도의 핵심 교리들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신경을 외운 뒤에야 세례를 베풀었는데 이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믿고 받아들였는가를 조사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고 지원자의 신앙을 공식적으로 드러내는데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죽은 형식의 언어로서가 아니라 살아있는 신앙고백을 통해 신앙을 고백하는 자와 그 고백을 듣는 이가 공동신앙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신경은 신앙의 일치를 지향하는 기도이다.
우리는 미사 중에나 습관적으로 별 의식 없이 신경을 외워오고 있지만 신경은 이처럼 살아있는 신앙의 가장 직접적이고도 자발적인 표현이다.
우리는 세례 때 신앙고백을 통해 회개를 표시하지만 항구적으로 그리스도인으로 남아있기 위해서는 항구적인 회개의 표시로서 우리의 신앙을 자주 고백해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매일 당신의 신경을 낭송하십시오. 당신이 일어날 때나 조용히 잠자리에 들 때에도 당신의 신경을 거듭 낭송하고 그것을 주님께 기도로 올리고 그것을 마음에 새기며, 그것을 낭송하는 것은 결코 지겹게 여기지 마십시요"라며 신경을 자주 낭송하기를 권장했다.
신경에는 우리가 믿는 바가 무엇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 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가 다 담겨있다. 지금 천천히 각 조목조목을 깊이 생각하며 신앙의 신비 속으로 빠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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