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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팔리움(Pallium)이란?

by 세포네 2006. 7. 8.

권위ㆍ책임ㆍ친교의 상징

 

▲ 팔리움을 착용하고 있는 교황 베네딕토 16세(상단 왼쪽). 대주교들이 착용하는 팔리움(상단 오른쪽)보다 폭이 훨씬 넓고 길이도 긴 이 팔리움은 성 아폴리나리우스가 착용하고 있는 형태(아래)를 복원한 것이다. 아폴리나리우스는 안티오키아 출신으로 이탈리아 라벤나의 첫 주교였다. 이 모자이크 그림은 라벤나 교회에 있는 6세기쯤 작품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성 베드로와 바오로 대축일인 6월29일 베드로 대성전에서 전세계 18개국에서 온 대주교 27명에게 팔리움(Pallium)을 직접 걸어주었다.

 팔리움은 양털로 짠 띠 모양으로 주요 지역 교회(대교구)를 사목하는 대주교의 권위와 책임, 친교의 상징이다. 팔리움은 목에 걸 수 있도록 가운데가 원형으로 돼 있고 앞과 뒤가 긴 띠로 이뤄져 있는데 띠 폭은 7.6cm이고, 가운데서부터 목 앞과 등 뒤로 내리는 띠 길이는 약 30cm 정도다.

 교황은 대주교들과 마찬가지로 제의 위에 팔리움을 착용한다. 그런데 베네딕토 16세가 착용하는 팔리움은 여느 대주교들 팔리움과는 사뭇 다르다. 폭이 훨씬 넓을 뿐 아니라 길이도 보통 팔리움의 두배 이상이 된다. 그래서 착용하고 나면 무릎까지 내려온다.

 이렇게 특별한 모양의 팔리움은 누가 디자인했을까. 전례학자인 실바노 마기아니 신부는 교황 측근들이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1000년전에 사용했던 것을 복원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 모델이 된 것은 이탈리아 라벤나 교회에 있는 6세기 모자이크 작품에 그려져 있는 팔리움이다.(사진)  

 대주교에게 팔리움을 수여하는 전통은 1700년이나 된다. 하지만 새로 임명된 대주교들이 팔리움을 받으러 바티칸으로 가는 관례는 최근에 생겨났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84년 대주교들에게 직접 팔리움을 걸어주는 관례를 도입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교황 사절이 해당 지역교회로 팔리움을 갖고 가서 전달하는 게 관례였다.

 또 해마다 새 대주교들에게 팔리움을 수여하는 날을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인 6월29일로 정한 교황도 요한 바오로 2세다.

 팔리움을 만드는 과정도 흥미롭다. 팔리움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양털을 제공하는 양들은 보통 로마 성밖 성 바오로 대성전 인근에 있는 트라피스트회 수사들이 사육한다. 어린양의 상징인 성녀 아녜스 축일인 1월21일 이 양들을 교황이 축복하고, 베네딕도회 수녀들이 그 양들을 넘겨받아 성주간이 다가오면 양털을 깎고, 그 털을 팔리움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수녀들은 털이 깎인 어린양을 성주간에 잡아서 부활절 축제 때에 사용한다.

 그런데 교황 팔리움에는 어린양 털뿐 아니라 어른 양 털도 함께 사용한다. 이는 베드로에게 "내 양들을 돌보아라" 하고 당부하신 예수님 말씀(요한 21,18)을 상기시킨다. 【바티칸시티=C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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