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IDI) 피부 전문병원.
▶이디 피부 전문병원에는 유럽 각국에서 연간 50여만명이 찾고 있다.
▶프랑코 데까미나다 신부
▶피부전문병원에서 한 연구진이 피부병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성 마르가리따의 집’에서 한 수도자가 장애인의 식사를 돕고 있다.
“화장품은 ‘성모님 사랑’ 전하는 도구”
화장품 수익금으로 병원·복지시설 등 운영
한국관구도 장애인시설·결손가정 돕기에
로마=우광호 기자
화장품만 만드는 줄 알았더니…. 로마 바티칸에서 차로 채 5분이나 걸렸을까. 우리나라로 치자면 서울 명동에서 조금 벗어난 동대문이나 신촌 쯤 되는 곳에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가 운영하는 지하 2층 지상 4층 ‘이디(IDI) 피부 전문병원’이 있었다.
유럽 각지서 환자 찾아
150년 넘는 전통과 그동안 축적된 의료 기술, 수도자들의 헌신이 어울어진 유럽 최고의 피부 전문병원. 피부 전문의만 400여명에 이른다.
그래서 이탈리아 뿐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각국에서 환자들이 밀려든다. 연간 내원 환자만 50만명. 병원장과 경영진 모두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소속 사제와 수도자다. 물론 일하는 의사와 간호사, 업무직원도 모두 100% 가톨릭 신자다.
이들은 피부병 연구소 등 피부 관련 연구소와 기관도 함께 운영하며 피부병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동행했던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한국관구 최의영(안드레아) 수사(9월 사제서품)는 “이 병원의 연구진에서 나온 결과물이 바로 화장품 제작의 특허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수익금은 반대로 이 병원 운영에 도움을 주고 있는 주요한 재원 중 하나. 일반 환자에게는 진료비를 받지만, 어려운 처지의 환자에게는 무료 혹은 실비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수도회가 우리에게 영적 평화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면, 피부의 수도자들은 우리에게 피부에 와 닿는 육체적 평안을 가져다 줍니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다가 병원을 찾았다는 꼴로네(36)씨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수사님들이 판매하는 화장품의 수익금이 병원을 찾는 어려운 이들 이외에도 많은 복지사업과 제3세계 지원에 쓰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시설 운영도
로마에서 북쪽으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복합 복지타운 ‘성 마르가리따의 집’이 대표적 사례. 역시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가 운영하는 이 시설은 이탈리아 최고의 복지시설로 꼽힌다. 효율적 운영과 프로그램 내용, 재정의 투명성, 앞서가는 복지 서비스 모든 면에서 그렇다.
1953년 문을 연 마르가리따의 집은 사회복지관과 수용시설, 이용시설, 의료시설이 통합된 새로운 개념의 복지 프로그램으로 유럽 사회복지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노인이라면 누구나 이곳에서 의료서비스를 비롯해 노인 복지와 관련한 모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오갈 곳 없는 장애인은 조건에 관계없이 이곳에서 생활할 수 있으며 재활 훈련까지 받을 수 있다.
120여명의 장애인과 노인이 함께 살고 있는 이곳에는 의사 6명, 간호사 12명, 사회복지사 60명, 물리치료사 13명 등 120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도 의료시설을 개방, 무료 혹은 실비로 의료 혜택을 베풀고 있다. 시설 운용에 들어가는 관리비와 인건비는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가 전액 부담한다. 일부 후원자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운영 비용의 대부분은 화장품 판매와 이디 피부전문 병원 수익금으로 채워진다.
청소년·빈민 지원
화장품이 낳는‘황금 알’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는 최근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 청소년 직업 훈련학교를 설립, 학업에 뒤처진 청소년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별도로 출판사를 설립, 취업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보스니아와 볼리비아, 페루, 필리핀, 아르헨티나, 인도, 카메룬, 브라질 등 세계 각국 청소년과 빈민을 지원하는 일에도 연간 수십만 유로를 쏟아 붓고 있다. 최근에는 이같은 사랑 실천을 가능하게 해준, 성모께 감사하는 마음을 표하기 위해 성지 루르드에 순례객을 위한 무료 숙소를 마련하기도 했다.
화장품을 만드는 이상한 수도자들의 정체는 이제 밝혀졌다. ‘화장품은 도구’였다. 그들은 성모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세상에 심고 있었다.
최수사가 말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부 전문 의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판매 수익은 전액 수도회가 운영하고 있는 정신지체인 생활시설 ‘바다의 별’(50여명 생활) 운영 경비 및 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한 시설 건축비에 사용됩니다. 피부도 좋게 하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합니다.”
※문의 031-207-4983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한국관구
“난치 피부병 치료에 노력”
■이디 피부전문병원 원장 프랑코 데까미나다 신부
“유럽 최고의 피부 전문 병원으로 자부합니다.”
프랑코 데까미나다 원장 신부는 자부심이 대단했다. 150년 동안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 의사 수사들이 쌓아온 전통은 유럽 그 어느 병원에서도 쫓아오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자부심은 의지로 이어졌다.
“아직 치료 못한 피부병을 극복해 내는 것이 과제입니다. 처음 저희 수도회가 설립될 당시에도 많은 피부병 환자들이 저희들의 노력으로 고통에서 해방됐습니다. 현재 우리 병원에는 400여명에 이르는 피부 전문의가 있습니다. 연구소 운영 등을 통해 잘 치료가 되지 않는 다양한 피부병들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같은 150년 피부 진료 노하우가 또 화장품 품질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제가 사제입니다. 그런 제가 자신있게 권합니다. 가장 좋은 화장품을 쓴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프랑코 신부가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병원장이자 화장품을 팔아야 하는 경영인으로서 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사제로서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프랑코 신부는 “화장품은 도구, 사랑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바로 성모님의 사랑이라고 말했다.
“마리아의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는 수도자와 평신도가 구분이 없습니다. 성모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기워 갚는 일에 저희 수도회는 헌신을 다할 생각입니다. 저희들의 노력에 한국 교회 신자 분들도 기도로 함께 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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