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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새해의 작은 기도

by 세포네 2006. 1. 3.

 

 

 

 

 

 

 



      주님

      올해도 저를 고통의 방법으로 사랑해 주세요.

      주님께서 저를 사랑하시는 방법이 고통이 방법이라는 것을

      결코 잊지 않도록 해 주세요.

      그렇지만 올해도 저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은 허락하지 마소서

      주님
      올해도 저를 쓰러뜨려 주세요.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저를 쓰러뜨리신다는 것 이제 아오니

      올해도 저를 거침없이 쓰러뜨리셔서

      다시 힘차게 일어나 십자가를 품에 안고 가게 해 주소서

       

      주님

      올해도 억울한 일을 당해도 파르르 분노에 떨지 않게 해주세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하기보다는

      기도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소서

       

      주님
      올해도 저에게 상처 준 자들을 용서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용서할 수 없으면 잊기라도 하게 해 주세요.

      무엇보다도 제 자신을 용서할 수 있도록 해 주소서

       

      십자가에 못박혀 손에 못 자국이 나기 전에

      목수 일로 생긴 노동의 굳은 살이 먼저 박혀 있었던 주님

      저로 하여금 올해도 일하기 싫은 마음을 지니지 않게 해 주시고

      지하철에서 만나는 가난한 이들에게

      주저하지 않고 동전 하나라도 건네게 하시고

      노숙자들한테서 나는 냄새를 싫어하지 않게 해 주소서

       

      주님

      올해도 제가 주님께 원하는 게 너무 많습니다.

      부디 올해는 주님께 원하는 게 아무것도 없도록

      오직 주님의 가르침만 따를 수 있도록 해 주소서.

      <정호승 프란치스코.시인. 2006.1.1. 서울주보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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