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 정원]/묵상글

삼위일체 대축일 - 따로가 아니라 함께

by 세포네 2020. 6. 8.
728x90

 

제가 이 축일을 지낼 때마다 누누이 얘기하는 바이지만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냄은 삼위일체 신학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지요.

 

하느님께서 삼위일체적으로 우리를 사랑하심을 알자는 것이고,

우리가 삼위일체 사랑 안에 머물자는 것이며,

우리도 삼위일체의 사랑을 살자는 것이지요.

 

먼저 이 축일에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삼위일체적으로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사실 우리의 성장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 부모가 서로 사랑치 않고,

그래서 함께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서 문제인 경우가 많지요.

 

부모가 일치하여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경우, 

다시 말해서 서로 싸우면서 나를 사랑할 경우

두 분 모두 각기 나를 사랑하지만

자식을 서로 차지하려 하기에 자식은 혼란을 겪게 되고

그 극심한 고통 때문에 아예 두 분의 사랑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지요.

 

그런데 이것은 공동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동체 안에 힘 있는 두세 사람이 서로 대립을 하게 되면

공동체 구성원들을 서로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고,

줄 세우기를 할 것이며 그래서 공동체는 극심한 분열과 불화를 겪게 되지요.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삼위일체적으로 사랑한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서로 사랑하시고

그 사랑으로 우리를 함께 사랑하신다는 겁니다.

그러나 함께 우리를 사랑하시지만, 사랑하시는 방식은 각기 다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성자와 성령을

당신의 사랑으로 우리에게 보내십니다.

다시 말해서 성자와 성령은 하느님의 각기 다른 사랑입니다.

 

하느님께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통해서 우리를 낳고 사랑해주시듯

하느님께서는 성자를 통해 육화적으로 우리를 낳고 사랑해주시고,

성령을 통해 초월적으로 우리를 사랑해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이상

우리를 이 세상에서 사랑하시기 위해 성자를 보내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성자를 보내셨다고 하지만

하느님께서 하늘에서는 우리를 구원하실 수 없어서 보내신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저 하늘에서 말씀 한마디로 모든 것을 창조하셨듯이

그리고 백부장이 누추한 저의 집에 오실 것도 없이

한 말씀만 하셔도 제 종이 나을 것이라고 했듯이

굳이 이 세상에 오지 않고서도 말씀 한마디, 

손가락 하나로도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으십니다.

 

그래서 우리 프란치스칸 신학은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기 위해 오셨다는 교회 일반적인 신학에 

'그렇다면 만일 우리 인간이 죄를 짓지 않았다면

하느님께서는 성자를 보내지 않으셨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겁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주시기에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거라는 얘깁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삼위일체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물고,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 뿐 아니라 그 사랑에서 힘을 받아

서로 사랑을 하되 삼위일체적으로 해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시면서

이들이 우리 안에 머물게 해달라고 기도하셨지요.

우리가 젊었을 때 사랑 찾아 떠돌다가 어머니 사랑에로 돌아와 머물 듯

우리가 다른 사랑에 바람나 있다면 이제 하느님 사랑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사랑에서 힘을 얻고 삼위일체 사랑을 본받아

우리도 서로 삼위일체적인 사랑을 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내는 의미입니다.

 

특히 우리 프란치스칸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

그들의 소명인 예수회원들과 달리

삼위일체적인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는 것이

우리의 소명임을 이 축일에 다시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728x90
반응형

'[마음의 정원] > 묵상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의 사랑이 주님을 통하면  (0) 2020.06.27
하느님 체험  (0) 2020.06.12
배우는 자의 행복  (0) 2020.06.05
영적인 부작용이 없도록  (0) 2020.06.02
거듭되는 주님의 질문  (0) 2020.05.2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