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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다른 것은 다 움켜쥔 모래와 같은 것들, 사랑만이

by 세포네 2019. 8. 4.






          이 세상 모든 부귀와 영화는 움켜쥔 모래와 같다는 것이 오늘 가르침입니다.
          이 가르침을 오늘 독서는 “태양 아래서 애쓰는 그 모든 노고와 노심으로
          인간에게 남는 것이 무엇이냐?”는 말로 일갈을 하고, 오늘 복음도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
          그러면 네가 마련해 둔 것은 누구 차지가 되겠느냐?”는 말로 일갈을 합니다.
           
          그런데 애써 모은 것을 인간은 보통 어떻게 잃게 됩니까?
          보통 체험하는 것은 인간에 의해서 잃게 되지요.
           
          사기를 당해 잃거나 보증을 섰는데 그것이 잘못 되어 잃게 되든지, 또는
          남 탓이 아니라 자기 탓으로 잃게 되든지 하여튼 인간에 의해 그렇게 되고
          그리고 이렇게 됐을 경우 내 재산을 앗아간 사람에게 이를 갈던지
          자기의 실수나 무능을 한탄 하던지 인간에게 감정을 쏟아놓습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와 복음은 인간이 자신이 애써 쌓은 것을 잃게 되는 것이
          사람에 의해 그리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그리 된 거라고 합니다.
          사실 이것이 신앙이 관점입니다.
           
          얻는 것도 잃는 것도 다 하느님 손에 있다는 것 말입니다.
          인간이 고생고생 하여 재물을 얻고 쌓은 것 같지만
          하느님 도움 없었으면 하나도 얻지 못한다는 것이 우리의 신앙이듯
          잃는 것도 그런 거라고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그렇게 되기 마련’이라는 말이 바로 이런 신앙의 다른 말입니다.
          그렇게 되기 마련인데 누가 그렇게 되게 마련했냐면
          하느님이 그렇게 마련하신 거라고 믿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가장 쉬운 예로 늙어 죽게 되면 누가 뺏어가지 않아도 다 두고 가게 됩니다.
          애써 쌓아놓은 것이 아까워 눈을 감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인간은 잃고 가든 두고 가든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고
          이것이 오늘 주님께서 비유 마지막에 말씀하신

          “자신을 위해서는 재화를 모으면서 하느님 앞에서는 부유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제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사람에 대해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무엇이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것입니까?
           
          앞에 얘기한 맥락에서 보면 하느님께 갈 때 그때 부유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 앞에 갈 때 그때 가지고 갈 것이 있는 겁니다.
           
          돈? 그것 하느님 앞에 가지고 갈 수 없고,
          명예? 그것도 가지고 갈 수 없으며,
          권력? 그것은 더더욱 가지고 갈 수 없습니다.
           
          정말, 하느님 앞에 갈 때 뭘 가지고 갈 수 있습니까?
          내가 오늘 죽게 된다면 뭘 가지고 갈 것 같습니까?
           
          분명 손은 빈손일 것이고
          손만 빈손이 아니라 몸뚱이도 벌거숭이일 것입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고 여러분도 정말로 좋아하는 하숙생이라는 노래 가사의,
          “인생은 벌거숭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것.”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니까 손과 몸뚱이가 이러니 오직 마음만 가지고 갈 것이고,
          사랑만 풍성히 가지고 갈 수 있을 터인데 그런데
          이 세상사는 동안 했던 그 사랑을 가지고 간다고 할 수도 있지만
          더 정확히 얘기하면 사랑하던 그대로 하느님께 가는 것입니다.
           
          사랑하던 사람은 이 세상에 있을 때도 하느님 앞에 있었고,
          다른 것은 없어도 사랑 가득한 마음Heartful Love으로 있었을 것이며,
          사실 이것이 이미 천국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달려갈 것이며
          사랑하는 사람 앞에 사랑 가득한 채로 있을 겁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도 죽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하느님께 가는 것이며
          사랑하는 그분 앞에 사랑 가득한 채로 있는 것임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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