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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지(국내)

천호성지

by 세포네 2016.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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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 성지에는 1866년 병인년 12월 13일 전주 숲정이에서 순교한 여섯 성인 중 이명서(일명 재덕, 1821~1866, 베드로), 손선지(1820~1866, 베드로), 정문호(일명 계식, 1801~1866, 바르톨로메오), 한재권(일명 원서, 1836~1866, 요셉/베드로)과 1866년 8월 28일 충청도 공주에서 순교한 김영오(1806~1866, 아우구스티노), 그리고 1868년 여산에 서 순교한 열 명의 순교자가 묻혀 있으며, 이들과 함께 수많은 순교자들이 천호산에 종적을 알리지 않은 채 묻혀 있다. 천호 성지는 성인들의 묘와 순교자들의 묘뿐만이 아닌 한국 천주교의 큰 핵으로 자리 잡고 있는 성지다.
천호 성지에 손선지, 정문호, 한재권 성인이 묻힌 것은 1867년이었다. 세 성인이 전북 완주군 소양면 대성동 신리골에서 함께 거주하다가 체포되었고, 같은 날 한 장소에서 처형되었다. 생전에 친분도 두터웠는데, 그들 가족이 천호 마을로 피신해 살고 있었던 까닭이다. 그리고 이명서는 세 성인들과 한 날 같은 장소에서 순교하였지만 다른 곳(진안 어은동)에 묻혀 있다가 1988년 이곳에 안장되었다.
관아에서는 여산 순교자들을 처형한 후 미나리꽝에다가 집어 던졌다. 그래서 신자들은 순교자들의 시체를 야음을 틈타 목숨을 걸고 건져 내었다. 순교자들의 시체를 거둔 신도들은 이들을 묻을 장소로 천호산을 택했다. 어떤 순교자들은 야음에 천호산으로 짊어지고 와서 묻었지만 어떤 순교자들은 다급한 나머지 적당한 곳에 가매장했다가 훗날 전주의 순교자들 곁에 묻었다. 천호 성지 성인들 묘소 아래 무명 순교자들의 묘소를 볼 수 있다. 그 순교자들 모두가 이곳 여산에서 순교한 분들이다.


천호 성지는 150여 년의 전통을 가진 교우촌 천호 공소의 천호산 기슭에 있다. 천호 마을이 형성된 것은 1839년 기해박해를 전후해서였는데 주로 충청도 신도들이 목숨을 보존하고 신앙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이 산골짜기로 숨어 들어와 신앙 공동체를 이룸으로써 비롯되었다. 신도들이 처음 마을을 이룬 곳은 성인들의 묘지 맞은 편 골짜기인 무능골이었다. 그리고 신앙의 자유가 주어진 후 골짜기 밑으로 마을을 이루었다가 다시 서서히 아래쪽으로 내려와 현재의 마을터를 이루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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