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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성미술이야기

하늘로 오르는 사람의 아들, 그리스도

by 세포네 2015. 8. 2.

예수님은 부활한 후 40일 만에 올리브 산에서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육신과 영혼을 지닌 채 하늘에 오른다. 승천은 지상에서 그리스도의 가시적 생애 가운데 마지막 사건이다.

유다인들은 우주를 세 영역으로 나누었는데, 하느님께서 계시는 하늘 위의 영역(천상), 사람이 태어나고 죽을 때 까지 살아가는 땅의 영역(지상), 그리고 죽은 이들의 장소, 땅 아래의 영역(지하)이었다. 화가들은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로 오르셨다’는 내용을 일반적으로 하늘과 땅을 분명히 구분을 지어, 하늘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영광스럽게 하늘에 오르는 모습을 나타내고, 지상에는 성모 마리아를 중심으로 그 광경을 경이롭게 바라보는 제자들로 표현한다. 하늘에는 천사들로 둘러싸인 만돌라(Mandola, 신성한 하늘과 빛, 그리고 영광을 의미) 안에 천사들의 시중을 받으며 예수님이 하늘로 올라가고 계신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실 때는 말씀이 육신이 되어 오셨지만, 가실 때는 육신의 옷을 입은 채로 가시고 있다. 예수님의 몸은 오른쪽 발에 무게 중심을 두어 S자 곡선으로 서 있는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 자세로, 당시 화가들이 추구하였던 인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스도는 거의 8등신 몸매에 단단한 골격과 근육을 보이며, 그의 시선은 지상의 사람들을 향하고 손은 축복을 주면서도 성부가 있는 하늘을 가리키고 계신다. 그리스도께서는 ‘아버지의 영광 안으로 들어가셨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지상의 사람들에게 당신처럼 부활할 때 육신과 영혼을 다 가지고 다시 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주고 계신다. 또한 하늘 위에서 천사들은 예수님께서 영광으로 들어가는 것을 경축하기 위해서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지상에는 ‘사람의 아들’이 하늘로 오르는 경이로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성모 마리아와 제자들이 가지각색인 인간의 얼굴과 다채로운 몸짓, 그리고 다양한 정감으로 묘사되어 있다. 성경에서는 성모 마리아가 예수님께서 승천한 순간 그 장소에 있었는지를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하부 가운데 푸른 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는 기도하는 자세로 두 손을 모으고 하늘을 향하고 있다. 성모 마리아는 상징적으로 지상의 교회를 은유적으로 나타내며, 지상에서 천상도성(天上都城)을 향해 순례하는 하느님의 백성에게 확실한 희망과 위로의 표지가 된다.(교회헌장 68) 성모 마리아의 왼쪽에 서있는 베드로는 오른손에 예수님께서 주신 하늘나라의 열쇠를 쥔 채, 왼손을 들어 승천의 놀라움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성모님 오른쪽에는 승천 때에 자리 할 수 없었던 바오로가 그려져 있다. 바오로의 손에는 그의 상징물인 처형에 사용된 큰 칼과 소아시아의 공동체에 보낸 서한집이 들려있다. 바오로의 시선은 하늘을 향한 것이 아니라 멀리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는 어떤 제자들보다도 교회의 이방인 선교를 대표하는 인물이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마르 16, 15)라는 말씀에 바오로를 비롯하여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그들 가운데 지속적으로 현존하신다는 확신을 하고, 그들은 삶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맡기신 과업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우리가 흙으로 된 그 사람의 모습을 지녔듯이, 하늘에 속한 그분의 모습도 지니게 될 것입니다.” (1코린 15,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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