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신앙 유산을 물려주는 신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993년 321만여 명이었던 한국교회 신자는 2013년 말 현재 544만여 명으로 70%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유아영세자 수는 4만 3224명에서 2만 5589명으로 40% 넘게 감소했다.
1985년 처음 4만 명을 넘어선 유아영세자 수는 1998년(3만 8407명)을 제외하고 1993년까지 4만 명 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1994년 4만 명 아래로, 2002년에는 3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후 12년 동안 등락을 거듭하며 2만 명 선에 머무르고 있다.
출산율 하락이 유아영세자 수 감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지만 감소 원인을 저출산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유아영세자 수 감소 폭이 출산율 감소 폭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 수)은 1993년 1.67명에서 2013년 1.19명으로 29% 감소했다. 유아영세자 수 감소율(40%)보다 11%p 낮은 수치다.
자녀를 유아 영세시키는 부모 나이는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다. 30대 신자 수는 연령별로 신자 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 74만 9134명에서 2013년 85만 2410명으로 14% 늘어났다. 같은 기간 유아영세자 수는 36%, 출산율은 28% 감소했다.
신자 수는 늘어나는 반면 유아영세자 수가 출산율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녀 영세는 전적으로 부모 의지에 따라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젊은 신자들의 높은 냉담률이 유아 영세자 감소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부모가 신앙유산을 물려주는 유아영세에 관심을 갖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청년 주일미사 참례율을 집계한 ‘2013년 서울대교구 청소년사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35세 청년 신자의 주일미사 참례율은 5.6%에 그치고 있다. 청년 주일미사 참례율은 수년째 5~6% 선에 머무르고 있다.
혼인성사 감소와 60%가 넘는 관면혼 비율도 유아영세자 수 감소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혼인이 감소하면 신생아 수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 관면혼을 한 외짝교우들은 자녀 신앙교육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혼인성사는 1만 9424건으로 1984년 2만 건을 넘어선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2만 건 이하로 떨어졌다. 2013년 혼인성사는 건수는 1984년 2만 770건에 비해 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교회 신자는 3배가량 증가했다.
2009년까지 2만 5000건을 넘나들던 혼인성사는 2010년 2만 2건으로 전년 대비 24% 줄어든 후 2011년 2만 429건, 2012년 2만 712건으로 가까스로 2만 건을 넘겼다. 혼인성사 감소는 독신 생활을 하는 젊은이와 사회적 결혼만 하고 혼인성사를 하지 않는 젊은 신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2013년 관면혼 비율은 61%로 전년보다 1%p 늘어났다. 관면혼 비율은 1998년 68.4%로 정점을 찍은 후 뚜렷한 증가ㆍ감소 추세를 보이지 않고 2002년부터 2013년까지 58~61% 선에 머무르고 있다. 천주교 신자 5명 중 3명은 천주교 신자가 아닌 사람과 결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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