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시기의 실천, 곧 기도와 자선과 단식 중
오늘의 말씀은 기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사순 시기는 회개의 때이니
우리는 기도에 대해서도 회개를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기도에 대한 가르침 중에서
유독 “빈말”이 저의 가슴에 꽂힙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빈말이란 어떤 말인가?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말인가?
부정적인 의미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조금 다른 의미인 것 같습니다.
빈말은 말만 있고 진정성이 없다는 뜻입니다.
빈말은 말만 있고 마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빈말은 말만 있고 행동이 없다는 뜻입니다.
무엇보다도 말에 사랑이 없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사랑이 없어 빈말을 하지만
사랑 없으면 듣는 것도 건성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라고 하는데
사랑이 없는 사람은 하느님께도 빈말을 하고
하느님의 말씀도 건성으로 들어 허언이 되게 만듭니다.
그런데 오늘 이사야서 말씀은 그렇지 않다고 얘기합니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 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고 합니다.
여기서 하느님의 말씀은 결코 빈말, 허언이 되지 않고
반드시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고 하는데
이 말씀의 뜻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말씀은 인간이 그 말씀에 대한 사랑이 없어도
어떻게 해서든지, 곧 억지로라도 듣게 만든다는 뜻인가요?
이 말씀은 우선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이 당신 말씀을 건성으로 들어도
괘씸하다고 당신 말씀을 거두어들이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우리 인간은 누가 자기 사랑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싫으면 말고!”하며 자기 사랑을 거둬들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의 의지는
인간의 태도에 좌우되지 않으시기에
하느님의 말씀은 철회되지 않고
끝까지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말씀은 두 번째로
우리 인간이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시기에
반드시 성과를 거두신다는 뜻입니다.
이는 마치 땅의 조건이 씨앗으로 하여금
싹을 내지 못하게 하여도
씨앗이 땅의 조건이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땅이 적당한 습기를 머금으면 즉시
을 내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사막이나 동토의 꽃들을 보면
그 척박한 상황에서도 씨앗들은
생명력을 보존하고 있다가
비가 오던지 날이 풀리면 순식간에 꽃을 피웁니다.
그 강인한 생명력과
그 인내와
그 순발력이 너무도 놀랍습니다.
오,
하느님 사랑의 강한 의지와
그 인내와 그 기민함은 참으로 놀랍나이다.
주님,
저희 그 사랑의 말씀에 목말라하고
그 말씀으로 꽃 피우게 하소서!
“주님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너희 마음 무디게 가지지 마라!”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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