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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끝 날에 '한 처음'을

by 세포네 2009. 12. 31.


 


 

 

        오늘은 2009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런데 한 해의 마지막 날의 복음은

        ‘한 처음’으로 시작하고
        ‘한 처음’에 대해 얘기합니다.
        한 해를 시작하는 날, 즉 내일 1월 1일에
        ‘한 처음’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의미가 맞을 것 같은데
        한 해를 마감하는 날, 즉 12월 31일에 교회 전례는
        ‘한 처음’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끝을 달리면 어디로 갈까?
        윤회처럼 다시 처음으로 갈까?
        달력처럼 다시 처음으로 갈까?

        시간이 끝날 때 이어지는 것은 무엇일까?
        또 다른 시간의 처음일까,
        시간 없는 영원의 처음일까?

        그런데 처음도 없고 끝도 없는 것이 영원인데
        어떻게 영원의 처음이 있을 것인가?

        그래도 이 시간적인 인간이
        시간 안으로 소풍 왔다 끝내고 돌아가면
        이것이 영원의 시작이요, 처음이지 않겠는가?

        그리고 이것이 ‘한 처음’ 아니겠는가?
        모든 시작이 있기에 앞서 있는 처음
        모든 끝들이 끝을 내고 시작되는 처음.

        그래서 ‘한 처음’은 지금이 아니다.
        그래서 ‘한 처음’은 또한 지금이다.

        한 해를 끝내는 오늘 나는
        시시하게 또 다른 2009년인

        2010년의 처음을 시작하지 않으련다!
        한 해를 끝내는 오늘

        나는 ‘한 처음’을 시작하련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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