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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죽음 묵상

by 세포네 2009. 11. 21.


  

 

 

 

        위령 성월을 지내면서

        죽음과 삶에 대해서 우리는 성찰을 합니다.
        죽음이라는 거울을 보며 삶을 성찰하고,
        죽음 다음이 무엇일지 성찰을 합니다.

        죽음이란 완전한 끝, 絶對無로 돌아가는 것인지?
        죽음 다음의 다른 삶이 있는 것인지?
        죽음 다음의 삶은 어떤 것인지?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이 죽음 문제 때문에 논란이 있었습니다.
        영국 성공회의 신부님이 지옥에 대한 신학적 주장을 폈습니다.
        지옥이란 다른 것이 아니고

        존재의 완전한 소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완전히 무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지옥이라면 지옥이고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영원한 형벌의 지옥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하느님은 과연 인간 죄에 대한 벌로
        ‘인간 존재를 이 세상을 끝으로 완전히 끝내시는지’,
        ‘정말 지옥이란 것이 없는 것인지’ 등의 많은 논란을 촉발시켰고,
        이로 인해 이 신부는 결국 성공회에서 파문을 받았습니다.
        이것은 그리스도교의 교리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믿는 이들에게 죽음이란 무엇입니까?
        과학자들에게는 죽음이 생명의 소멸 현상에 불과하겠지만
        믿는 이들에게는 생명에 대한

        하느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생기라는 명령에 순종하여 이 세상 생명이 시작되었다면
        죽으라는 명령에 순종하여 이 세상 생명이 끝나는 것입니다.
        생기라는 명령에 이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면
        죽으라는 명령에 이 육신을 벗고 이 세상을 떠납니다.

        이제 죽은 인간은 새로운 명령을 기다립니다.
        이제 죽은 인간은 새로운 육신을 만납니다.
        새로운 육신을 입은 새로운 생명은
        더 이상 이 세상 인연에 매이지 않을 뿐 아니라
        새로운 인연도 만들지 않습니다.
        장가들고 시집가는 일이 없으며

        아비 되고 어미 되는 일도 없습니다.
        “하느님께는 모든 이들이 살아있는 것”이기에 죽는 일도 없고
        영원하신 하느님과의 영원하고 완전한 일치에 들어가
        삼위일체 하느님과 삼위일체적인 친교를 나누고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서
        나를 포함하여 하느님의 하느님들인

        모든 존재가 친교를 나눕니다.

        그래서 죽음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이 세상 생명의 소멸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이 세상 인연들과 이별이기도 하지만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이 세상 인연의 소멸은 본래대로

        하느님께로 돌아감입니다.

        色卽是空
        서 정원

        (전략)
        色卽是空이란
        파도(色)는 바람이란 緣을 만날 때
        파도가 되는 것이요,
        바람이란 緣이 다하면
        본래대로 바다(空)가 된다는 것이다.

        空卽是色이란
        바다 또한 바람이란 緣을 만날 때
        파도(色)가 된다는 것이다.

        色이 있는 모든 것들은
        빛이란 因緣을 만날 때
        푸르다 빨갛다 운운할 수 있다.
        빛이란 緣이 다하면 깜깜한 空이란 것이다.

        나도 緣 따라 나요
        緣이 없어지면 空이요
        空도 緣 따라 色이요
        色 또한 緣이 다하면 空이다.
        (후략)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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