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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그렇다면 하느님은 어떠십니까?

by 세포네 2009. 11. 18.


 


 

 

        주님은 오늘 복음의 비유를 통해

        무엇을 말씀하고자 하시는 것일까?

        오늘 비유는 우선,
        하느님 재산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가르치려하심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 때 우리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느님은 왜 당신 재산을 우리에게 맡기실까?
        당신이 직접 관리하시지 않고 왜 우리에게 맡기실까?
        하느님께서 당신 재산을 우리에게 맡기심은
        당신을 위한 것일까, 아니면 우리를 위한 것일까?
        그리고 이것 말고도 우리는 또 다른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느님의 재산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비유에서 말하는 미나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오늘 비유를 액면 그대로 이해하면
        주님은 한 미나를 주시고

        우리에게 돈을 벌라고 요구하시는 분이고
        그 결과를 나중에 따지시는 분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정말 당신의 재산을 증식하기 위해
        우리 인간에게 돈을 빌려주시는 분이실까?
        오늘 비유의 세 번째 사람은 하느님을 이런 분으로 이해했습니다.
        우리를 상대로 악착같이 돈벌이를 하시는 분.
        능력은 조금 주시면서 많은 성과를 요구하시는 지독한 분.
        은총은 베풀지 않고 우리의 봉사와 희생만 요구하시는 분.

        그러나 이 세 번째 사람을 주님께서 나무라시는 것으로 보아
        하느님은 이런 분이 아니십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왜 우리에게 당신의 미나를 맡기시고,
        미나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 생각에 하느님은 우리를 위해 당신의 미나를 맡기시는데,
        미나는 다른 것이 아니라 당신의 은총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우리에게 은총을 주시는 분이고,
        그러므로 그 은총은 우리에 대한 사랑의 표시이며
        사랑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은총으로 주신 사랑은 우리를 흡족케 할 뿐 아니라
        마치 유산균이 저절로 증식하듯 커지고 불어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을 은총으로 받아들이고 사랑을 할 경우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사랑이 은총이 아니라
        원하지도 않는데 맡겨진 짐이라면
        하느님의 사랑은 그 풍요와 활력과 찬란함을 잃고
        나의 가장 음침한 뒷방에

        처리 곤란한 짐짝처럼 잠들어 있을 것입니다.
        유산균으로 치면 그 균이 다 죽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십시다.
        사랑이 얼마나 좋은 것입니까?
        사랑이 얼마나 좋은지 맛보지 않으시렵니까?
        사랑이 없는 것보다 사랑이 있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미워하는 것보다 사랑하는 것이 훨씬 좋지 않습니까?
        사랑할 수 없는 사람보다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습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아주 단순하고 유쾌하고 쉽습니다.
        그런데 왜 사랑을 그렇게 짐스럽게 생각하고,
        왜 그렇게 사랑하기 어려워하고 힘들어합니까?

        나를 더 사랑하기 때문일까요?
        사랑보다 더 좋은 것이 있기 때문일까요?
        한 번도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요?
        사랑 받았지만 진정한 사랑은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일까요?

        그럴 수 있습니다.
        인간인 내가 그럴 수 있고
        인간인 나의 부모와 형제와 친구가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은 어떠십니까?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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