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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감사하며 살자!

by 세포네 2009. 11. 11.



 

 

 

        오늘 복음은 나병 환자 열 사람의 치유사화입니다.
        하나는 치유된 뒤 감사를 드리러 예수님께 왔고
        아홉은 오지 않았습니다.

        감사드리러 오지 않은 아홉에 대해서
        저는 너무 나무라고 싶지 않습니다.
        나무라는 마음 대신 애처로운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에 그 아홉도 감사의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 긴 생애동안 병의 고통을 당한 사람으로서
        감사의 마음이 없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만 감사드리러 오지 않았을 뿐일 것입니다.
        마음이 있어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러니 애처로운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감사하는 마음이 있기는 해도
        이 아홉의 경우는 표하지 않을 정도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면 표현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들은 그 정도는 아니기에 감사를 표하러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난 주 한우리 징검다리들과 강원도로 Workshop을 갔습니다.
        그간 수고에 대한 보답으로 여행하는 그런 성격도 띠었기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치 좋은 길로 갔습니다.
        그런데 가면서 저를 비롯한 남자들은 한 번 감탄을 하고 마는데
        자매님들은 아름다운 경치가 나올 때마다
        매번 감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자들은 감탄이 열 번 중 한 번만 넘치는데
        자매님들은 감탄이 매번 넘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렇게 매번 감탄하시냐?”고 농 삼아 말씀드렸지만
        누가 더 행복한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열 번을 봐도 열 번을 다 감탄하는 사람과
        열 번을 봤지만 한 번만 감탄을 하는 사람.
        열 번에 한 번만 감탄이 넘치는 사람보다는
        매 번 감탄이 넘치는 사람이 더 충만하게 사는 사람이니
        그가 당연히 더 행복한 사람이겠지요.

        感자가 들어가는 모든 말은 기울여 나오는 것이 아니라
        넘쳐서 나오는 것입니다.
        感動,
        感興,
        感歎,
        感情, 그리고
        感謝.
        이런 것들은 절대로 기울여 나오는 것들이 아닙니다.

        기울여 나오면 비어지기 때문에 그 뒤 공허감이 남지만
        넘쳐서 나오면 자신도 채우고 남도 채우는 것이 됩니다.
        나도 만족, 너도 만족이고
        나도 충만, 너도 충만입니다.

        그런데 感謝는 感자가 들어가는 그 많은 말들 중에서도 특별합니다.
        감사는 은총, 은혜에 대한 감사이기에
        감사가 넘쳐 나오는 순간 은총으로 충만해집니다.
        은총이 가득하신 성모 마리아처럼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지 않음은
        하느님 손해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그 큰 은총으로도 다 차지 않는 자기 손해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도 감사를 드립시다.
        횟수로는 매 번,
        양으로는 넘치게 감사를 드립시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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