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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십자가의 공동 운반자

by 세포네 2009. 7. 25.


 

 

 


 

        예수님의 제자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이라 해도 제자들을 잘 못 사랑하신 것이 아닐까?
        저의 기준에서 볼 때 편애는 공동체를 망치는 사랑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편애하신 것 같습니다.
        베드로와 요한과 그리고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야고보가 그들입니다.
        죽은 아이를 다시 살릴 때와 타볼산의 거룩한 변모 때
        주님께서는 이 세 제자만 따로 데리고 가셨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야고보와 요한 두 형제의 어머니는 자기 두 아들을 부탁합니다.
        이번 상경 길에 주님이 권력을 차지하게 되면
        그 세속 왕국의 2인자, 3인자 자리를 달라고 청탁합니다.

        그러나 좀 더 신중히 생각해보면 그것만도 아닌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세자를 겟세마니 동산에도 따로 데리고 가셨습니다.
        당신이 마셔야 할 잔, 독배를 마시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지 이 제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이고
        그리고 그 독배를 같이 마시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오늘 복음 복음에서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고 물으십니다.
        이들이 마실 수 있다고 대답하였는데
        이 대답이 씨가 되어 이들도 독배를 마시게 됩니다.
        야고보 사도는 사도들 중 제일 먼저 수난의 잔을 마신 사도지요.

        묵상을 하게 됩니다.
        주님께서 특별한 사랑을 보이심은 당신의 도구로 쓰시기 위함인데,
        당신의 특별한 도구란 당신 십자가를 져 나르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살아가며 유난히 더 고통을 받는다고 생각되면,
        나의 책임이 누구보다 무겁다고 느껴지면
        하느님께서 나를 더 사랑하셔서
        당신 십자가의 공동 운반자로

        나를 뽑으셨다고 여겨야 할 것입니다.
        요 며칠 건설 폐기물을 내오는 작업을 하였는데
        계단을 오르면서 십자가를 진다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담가를 이용하여 둘이 같이 나르기도 했는데
        담가의 한 쪽은 주님이
        다른 한 쪽은 내가 지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 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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