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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그리움의 숲에 겨울비 내리는 소리 듣는다

by 세포네 2009. 7. 17.


 

 

 


 

          그리움의 숲에 겨울비 내리는 소리 듣는다

           

                                                             / 심여수


          내가 아는 나
          내가 모르는 나
          내 안에 있는 나
          내 밖에 있는 나
          서로 엉킨채 창백한 정신의
          표면을 유랑함을 본다
          더께를 걷어내고
          한결 더 깊어진다는게 이토록 힘이든다
          거울처럼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맑기만 하면 좋겠다


          그대 그리움의 숲이 보고싶다
          이곳에도 저곳에도 없는

          그리움을 떠돌게 두고
          사랑의 순결을 찍어 눌러 절망케 하고
          맞섰던 계절을 두려움으로 마주할 자신이 없어
          끝내는 펄펄 끓는 영혼의 아주 깊은 곳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그대 그리움의 숲에

          겨울비 내리는 소리 듣는다
          행여나 그대 옷깃에 스치는 소리 들었는지 모르겠다


          몰래 세상의 법 바깥에서

          치받쳐 오르는 낯선 열망을

          보지 못한 채 보채고

          보채는 나로하여 오도가도 못하고

          어두운 밤 겨울비 맞으며

          유난히 찬바람에 나처럼
          그대 역시 떨고 서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지른 빗장에

          내가 이따끔씩 폭발하고
          끈질긴 것이 내 등짝에서 떨어지지 않아
          헛으로 손사레 치게하며

          차가운 밤조차
          그대도 나도 쉬어가게 그냥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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