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다
떠나고 싶다.
어깨위에 내려 앉은 짐들을
모두 내려 놓고
가뿐한 날개를 달아 날고 싶다.
난 안다.
날 구속 하는건 언제나 나 라는걸
내가 만든 틀 속에 자신을 가두고
날개 잃은 천사처럼
언제나 오그리고 살지 난...
떠나자 과감하게.
심연 깊숙한 곳에 자리한
보이지 않는 존재
잠재된 침묵으로 안으로만 느껴지는
그를 찾아보자.
단 하루만이라도 사랑 하고픈
그를 한번만 찾아보자.
아마도 그사람
달맞이꽃 지천으로 핀 강변에 있을까
반겨주리라, 웃음으로...
그 웃음 아마도 달맞이꽃 닮아
잃었던 시간만큼 기인 이야기
강변 가득 채워지리라.
아니 어쩌면 침묵이 너무 깊어
그 사람 날 잊었을지도...
그래도 한번 찾아보자
나를 구속하는 이 버거운 짐들을
훌훌 벗어 놓고
날개를 달자 날개를
그 사람 날 잊었겠지만
단 한번 시간여행을 해보자
그를 찾아보자
잃어버린 나의 시간을 찾자
벗어 날수 없는 현실 안에서
난 그저 상상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어
허상과의 전쟁은 오늘도 계속된다
- 정소진 "일탈 혹은 추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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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굴레에
자신을 박아놓고
나를 갈망하나 몸부림만치며
그것이 희생인 양 살아 온 어느날
그 굴레는 누가 씌운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만든 감옥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이 가을이 더욱 쓸쓸해진다.
성인이 된 자식들은
자신들의 세계로 흡수되었고
남편은 일에 몰두하는 시기
빈둥지를 지키는 긴 시간..
난, 도대체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하여
왜?
이곳에 이러고 있나?
난, 어디로 가고
거울속엔 힘없이 쪼그라 든
낯선 여인만이 날 지켜 보고있다.
떠나리라
나를 위하여.
나에게는
용기가 필요하다.
내 마음에 침투해 들어와
자신감을 훔쳐간
두려움과 대면하기 위해서다.
나 혼자서
그 두려움과 대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나는 용기를 내겠다.
나는 다시 한 번 나를 자유롭게 해줄
용기를 선택하겠다.
《한 번에 한 걸음씩 희망을 선택하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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