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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

by 세포네 2008. 6. 18.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 이해인 수녀님


                                 
        눈을 감아도
        마음으로 느껴지는 사람..

        그대
        침묵으로 바람이 되어도..
        바람이 하는 말은
        가슴으로 들을 수가 있습니다..

        아침 햇살로
        고운 빛 영그는 풀잎의 애무로..

        신음하는 숲의 향연은
        비참한 절규로..
        수액이 얼어
        나뭇잎이 제 등을 할퀴는 것도
        알아보지 못한 채..

        태양이 두려워
        마른 나뭇가지 붙들고 메말라 갑니다..

        하루종일
        노닐 던 새들도
        둥지로 되돌아갈 때는
        안부를 궁금해 하는데..

        가슴에 품고 있던 사람의 안부가
        궁금하지 않은 날 있겠습니까..

        삶의 숨결이
        그대 목소리로 젖어 올 때면..
        목덜미 여미고
        지나가는 바람의 뒷모습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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