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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당신은 누구신가

by 세포네 2005. 12. 12.
향기마을

당신은 누구신가 가장 작은 들꽃을 사랑하고 작은 것이 작은 아름다움으로 피게 하여 커다란 평화를 깃들게 하는 당신은 누구신가. 땅거미 지는 마을로 돌아와 듣는 과부의 한 숨소리, 안개비처럼 자욱한 가난하고 아픈 이들의 슬픔을 밤 지나서 새벽 풀잎의 이슬방울로 맺히게 해 저리도 투명한 반짝거림이 되게 하는, 당신은 누구신가. 치뜬 눈, 아늑한 잠 속에선 모습이 보이지 않으나 명상하는 작은 새의 눈에 담기고 노동의 무거운 귀로에 불현듯 그 실체가 맞닥뜨려지는. 손을 저으면 어둠이 걷혀지고 어둠속 시궁창마저 맑혀서 향기로운 샘물 되거니 거기 기도인가 흰구름이 뜬다. 아, 당신은 누구신지.

- 신중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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