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때 당시 수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갖은 심문과 고문에도 신앙을 버리지 않고 하느님을 증거하면서 목숨을 바친 순교성지이다. 여기서 희생되어 ‘치명일기’와 ‘증언록’에 이름이 기록된 신자만 해도 24명에 달한다. 24위 가운데는 복자 박경진(프란치스코)와 오 마르가리타, 그리고 하느님의 종 8위가 있다. 중부고속도로 일죽 IC를 나와 안성 방향으로 300미터정도 가면 ‘죽산성지’라 새겨진 큰 돌을 만난다. 이곳에서 성지까지는 800여 미터. 포졸들에게 잡혀 와 죽산 관아에서 모진 고문을 받고 초주검 된 신자들이 처형터로 향하던 그 길이다. 죽주산성을 마주하는 이곳은 고려 때 원나라 군사가 진을 친 곳이어서 ‘이진(夷陳)터’라 불렸는데, 박해 시기 “거기 끌려가면 죽은 사람이니… 잊으라”해서 ‘잊은 터’라는 이름이 더해졌다. 두둘기와 잊은 터의 아픔을 간직한 이곳은 이제 성스러운 땅, ‘성역’(聖域)이라는 현판 걸린 커다란 대문이 세워져 있다. 속(俗)의 세계를 벗어나 성스러운 영역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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