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까지 기도에 대해 여러분과 생각을 나눌 신정훈 미카엘입니다.
언젠가 어느 신자분이 “어떤 기도가 올바른 기도입니까?”하며 여러 번 제게 물어보셨습니다. 끝까지 저는 그분에게 시원한 답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분은 어려운 문제를 안고 계셨고, 올바른 기도를 드리면 그 문제가 즉시 풀어지리라 여기셨던 듯싶습니다. 명의의 한 수에 깊은 병이 씻은 듯이 나는 것처럼 기도를 문제의 해결 도구로 삼고자 하는 생각은 우리 마음속에 깊이 자리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사람은 그분을 찾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한다는 것 자체가 은총입니다. 기도하는 사람 안에 이미 하느님의 부르심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기쁜 일, 또 슬프고 어려운 일을 겪을 때 기도하면서 하느님께서 자기 안에 활동하시도록 합니다. 기도에서 각 사람이 처한 상황과 그가 하느님과 맺고 있는 관계가 중요합니다.
성경에서 기도의 구체적인 예를 많이 찾아볼 수 있기에 우리는 성경을 따라가면서 기도를 배우고자 합니다. 칼 라너 신부님은 어떤 이에게서 하느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넘쳐나는 것이 곧 기도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하느님과 가까워질 것입니다.
제 글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의견 주시면(shinmichael@hanmail.net) 짧고 부족하지만, 여건이 허락하는 한 답을 드리겠습니다.
성경에서 기도의 구체적인 예를 많이 찾아볼 수 있기에 우리는 성경을 따라가면서 기도를 배우고자 합니다. 칼 라너 신부님은 어떤 이에게서 하느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넘쳐나는 것이 곧 기도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하느님과 가까워질 것입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나이 마흔의 야곱은 형 에사우를 피해 부모 집을 떠나 먼 고장으로 가면서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 저와 함께 계시면서 제가 가는 이 길에서 저를 지켜 주시고, 저에게 먹을 양식과 입을 옷을 마련해 주시며, 제가 무사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해 주신다면, 주님께서는 저의 하느님이 되시고, 제가 기념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은 하느님의 집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께서 주시는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당신께 바치겠습니다.”(창세 28,20-22)
야곱의 기도는 여러 조건을 달고 있습니다. 아직 하느님과의 관계가 깊어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야곱은 하느님을 ‘당신’으로 표현하면서 그분과 친해지기 시작합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나 야곱은 되돌아오는 길에 형이 장정 사백 명과 온다는 소식에 겁을 먹고 하느님을 찾습니다.
“저의 아버지 아브라함의 하느님, 저의 아버지 이사악의 하느님! ‘너의 고향으로, 너의 친족에게 돌아가거라. 내가 너에게 잘해 주겠다.’ 하고 저에게 약속하신 주님! 당신 종에게 베푸신 그 모든 자애와 신의가 저에게는 과분합니다. 사실 저는 지팡이 하나만 짚고 이 요르단강을 건넜습니다만, 이제 이렇게 두 무리를 이루었습니다. 제 형의 손에서, 에사우의 손에서 부디 저를 구해 주십시오. 그가 들이닥쳐서 어미 자식 할 것 없이 저희 모두를 치지나 않을까 저는 두렵습니다. 당신께서는 ‘내가 너에게 잘해 주고, 네 후손을 너무 많아 셀 수 없는 바다의 모래처럼 만들어 주겠다’ 고 말씀하셨습니다.”
야곱의 이 두 번째 기도는 하느님의 약속 말씀으로 시작하고 맺습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서 야곱은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하느님의 도우심을 청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으로 기도를 시작하고 그 안에서 위안과 도움을 찾는 야곱은 이전에 비해서 훨씬 더 하느님과 친해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로 이 기도가 야곱에게 힘을 줍니다.
학교나 일자리 등 많은 이유에서 우리는 삶의 터전을 옮깁니다. 낯선 환경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줍니다. 그분에게 솔직한 마음을 열어 보이고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다”는 그분의 말씀을 신뢰하는 것은 우리에게 힘을 주고 우리를 그분께 가까이 이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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