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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실]/관현악곡 100선

관현악곡 100선 [34] 스트라빈스키 / 발레음악 "봄의 제전"

by 세포네 2023. 8. 1.


        Le sacre du printemps 
           스트라빈스키 / 발레음악 "봄의 제전" 
           Igor Fedorovich Stravinsky 1882∼1971
 
         


작품배경
「봄의 제전」(Le sacre du printemps)의 초연은 1913년 5월 29일, 빠리의 샹젤리제 극장에서 삐에르 몽뙤의 지휘, 니진스키의안무로 거행되었다. 이 초연이 수습할 수 없을 정도의 일대 혼란을 일으킨 사실은 너무도 유명하다. 지금까지 그저 우아하고 온화한 음악에 익숙해 있던 빠리의 청중은 원시적이며 강렬한 리듬과 불협화음으로 가득한 스트라빈스키의 새 작품에 엄청난 쇼크를 받았다. 청중은 발장구를 구르고 휘파람을 불며 고함을 질렀다. 하도 소음이 요란하여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초연 때의 광경을 그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서주의 첫 소절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어 조소(嘲笑)가 터져 나는 분개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처음 한동안은 그래도 작은 편이었지만, 이윽고 불쾌하기 짝이 없는 시위가 점차 커져 드디어 연주회장을 온통 뒤엎어 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들에게 반대하는 고함소리도 높아 가면서 혼란하기 그지없는 사태로 번져 나갔다. ...... 나는 니진스키의 옷을 꽉 움켜잡았다. 그도 불같이 격분하고 있었다. 자칫하다가는 무대로 튀어나갈 기세였다. 그렇게 되면 소란은 한층 더 극심해질 것이 뻔했다. 한편 디아길레브는 조명을 끄면 소동을 멈출 수 있으리라 믿고 담당자에게 불을 끄라고 명령했다.
또 초연때 지휘봉을 들었던 몽뙤는 『회상록』에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알다시피 청중은 거의 혼란 상태에 다다라 있었다. 새 샹젤리제 극장을 꽉 메운 그들은 이 발레에 대한 비난을 격렬하게 표시했다. 1층 앞쪽의 1등석과 박스석의 상류 빠리쟝들도 발코니의 열광한 군중들에게 난폭한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갖가지 표현을 동원하여 날카롭고 도발적인 지주를 외쳐 대고 있었다. "16번가의 매춘부!" 따위의 욕설이 몇 번이고 합창으로 되풀이 오가고 백작 부인들은 참을 수 없는 모욕에 지그시 이를 악물고 견뎌야 했다.

작품구성 및 줄거리

제 1 부: 대지에의 찬양 (8곡) Part 1: Adoration of the Earth
제 1곡: 서곡
그로테스크한 파곳으로 시작되는 분위기는 상당히 음산하게 묘사되고 있다. 그래서 봄이란 이미지와 처음부터 정면으로 충돌하기 시작한다. 그 다음 호른, 클라리넷은 상당히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장해서 더욱 분위기가 무서워진다. 리듬과 선율이 더욱 변형되고 얽히면서 점점 더 으시시해진다.
제 2곡: 봄의 싹틈과 젊은 남녀의 춤
스타카토로 이루어진 강렬한 현과 금관의 투티는 상당히 자극적이다. 파곳의 무뚝뚝한 주제가 강렬한 리듬을 타고 나타나며 이후에 리듬은 다소 약해진다. 드디어 호른의 주제가 드러나면서 더욱 리듬은 분화된다. 이에 플룻과 바이올린 그리고 파곳이 더해지면서 격력해진다. 더욱 음량이 증가하면서 트럼펫도 가세하는 동안 다음 곡으로 넘어간다.
제 3곡: 유괴의 유희
상당히 역동적인 곡이며 팀파니와 금관 등으로 긴박감을 유발시키고 있지만 조그마한 투티를 거치면서 다시 플룻과 피콜로, 바이올린에 의해서 서서히 투티 향해 나아간다. 선율의 변화가 심하고 역동적인 모습이 두드러지는 곡이다. 제목에서 풍기듯 음악 자체도 매우 자극적이며 빠르게 진행된다.
제 4곡: 봄의 론도
플룻 등에 의해서 트레몰로의 반주로 클라리넷이 3 곡과는 달리 나긋하게 봄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러한 플룻과 클라리넷의 주제는 이 곡의 마지막에서도 다시 쓰이고 있다. 뒤를 이어서 현의 암울한 반주 사이로 음산한 봄 기운이 퍼진다. 오보에와 플룻이 차례대로 다양한 주제를 풀어헤친다. 다시 포르티시모로 금관과 팀파니가 투티를 이루면서 매우 강인한 분위기로 바뀐다. 그 뒤에 투티를 지나고나서 다시 최초의 분위기로 클라리넷이 이끌고 있다.
제 5곡: 적대하는 도시의 유희
팀파니와 금관의 강렬한 선율이 반복되고 있으며 역시 격렬하게 밀어부치는 힘을 느낄 수 있다. 트럼펫이 담당하는 선율과 현이 맡고있는 선율이 서로 교묘하게 섞이고 있다. 이는 바로 경쟁적 관계에 있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제 6곡: 현인의 행렬
파곳과 저음 현의 리듬 하에서 튜바 등이 무서운 선율을 노래하고 있다.
제 7곡: 대지에의 찬양
투티가 끝난 뒤 1마디가 멈춘 뒤에, 단 4 마디로 이루어져 있다.
제 8곡: 대지의 춤
급박한 분위기의 춤을 반영하듯, 매우 기괴한 분위기를 통해서 제 1부를 마무리 짓는다.

제 2부: 희생의 제사 (6곡) Part 2: The Sacrifice
제 1곡: 서곡
1부는 낮의 분위기를 묘사하는 반면 2부는 밤을 묘사하고 있다.플룻과 클라리넷의 반주로 매우 음산한 분위기의 이교도들의 밤을 나타내고 있다. 이 부분은 무조성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풍기므로 인해서 매우 현대적인 감각을 표출하고 있다. 고즈넉하게 울리는 악기들의 음색은 더욱 제사에 어울리는 밤을 묘사하고 있다.
제 2곡: 젊은이의 신비한 모임
젊은이들이 모여 희생이 될 처녀를 고르는 내용이다. 현에 의해서 매우 신비스런 분위기를 암시하고 있으며 플룻과 클라리넷을 거쳐서 다시 현의 피치카토를 통해서 몽상적인 분위기를 묘사한다.
제 3곡: 선택된 처녀에의 찬미
리듬감이 자유분방하게 변화를 거듭하는 곡으로 팀파니와 목관 그리고 금관의 울부짖음은 거의 광기처럼 들린다. 상당히 난잡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사실 매우 정교하게 처리되어져 있으며 공포감마저 불러 일으킨다. 틀에 박힌 일정한 선율이 아니라서 당혹스런 느낌이 강하게 들지 모르나 이런 부분들에 의해서 더욱 원시적인 야만성이 부각된다.
제 4곡: 조상의 초혼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조상의 영혼을 부르는 장면으로 강렬한 투티로 시작된다. 반복되는 특징적인 선율을 사용해서 영혼을 부르는 듯한 주술이 가득 담겨져 있다.
제 5곡: 조상의 의식
피아니시모의 저음으로 현과 타악기에 의해서 시작된다. 또한 잉글리쉬 호른에 의한 피아노 역시 더욱 기괴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그러나 트럼펫에 의한 선율은 다시 희생된 제물 (처녀)를 조상의 영혼이 받아주기를 간절히 빌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러한 투티를 거쳐서 다시 잉글리쉬 호른에 의한 차분한 분위기로 되돌아 온다.
제 6곡: 신성한 춤, 선택된 처녀
강렬한 투티로 자극적인 인상을 더욱 강조한다. 희생의 죽음을 묘사하는 선율과 광폭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선율이 팀파니의 강한 타격으로 곡은 점점 더 클라이막스로 향해간다. 매우 신경질적인 느낌의 트럼펫과 그 배경의 저음의 현은 매우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피콜로 역시 다분히 공격적인 성향을 증가시키고 있다. 희생물이 죽자 이를 조상의 영혼이 태양의 신에게 바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스트라빈스키의 봄의제전
스트라빈스키가 작곡한 세 번째 발레 음악 "봄의 제전"은 그의 작곡 세계에서 하나의 커다란 정점을 차지하고 있다. 이 곡 이전 작품들을 보면 "페트루슈카"에서 낭만주의나 인상주의적 냄새가 짙다거나 "불새"에서 스승인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왜냐면 이 기간은 그의 성장기나 다를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봄의 제전"을 정점으로 스트라빈스키는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고 있다. 즉 신고전주의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곡은 그의 실험정신의 극한에 해당되는 결과물에 해당한다. 이 곡으로 인해 현대음악에 미친 영향은 18세기 베를리오즈가 끼친 영향보다 더한 강도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그의 이러한 실험정신은 초연 당시의 청중에게는 도저히 수긍하기 힘든 면도 있었으나 그 후의 연주에서는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처음에는 신랄한 비판을 가하던 사람들이 나중에는 양손을 들어가면서 열렬히 칭찬을 아끼지 않는 쪽으로 변화되었다.
이 곡은. 러시아적인 과격함과 직선적이고 명쾌한 리듬감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말은 곡이 기존의 음악적 감성으로서는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극한의 리듬감을 사용했음을 뜻한다. 이로 인해 기존 음악에 대해서는 복수심이 불타 오를 정도로 강하게 작곡자의 의도가 표출되고 있다. 그러므로 스트라빈스키가 이 곡을 연주함에 있어서 가장 우려한 점은 바로 지휘자의 낭만적인 해석이다. 스트라빈스키는 악보대로 정확하고 명쾌한 해석을 바라고 있다. 이것은 곡의 성격이 누가 들어봐도 정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군더더기 없는 표현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직한 표현으로 나타는 순수한 리듬감은 최선의 음악을 만들 수 있다. 그렇기에 스트라빈스키가 피에르 몽퇴의 초연에 대해서는 상당히 흡족해 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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