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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영적 집의 건축가들

by 세포네 2020.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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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오늘 베드로 사도는 우리도 주님처럼

살아있는 돌로서 주님 집을 지으라고 하는데

그래서 오늘의 우리도 영적인 집을 짓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고자 합니다.

 

첫째로 우리는 "가서, 나의 집을 고치라!"는 사명을 받은 프란치스코처럼

주님의 집을 짓되 그 짓는 것이 <가서 짓는 것>이어야겠습니다.

 

만일 가지 않고 내 안에 안주하는 사람은 결코 주님의 집을 지을 수 없고,

안주하는 공동체도 결코 주님의 공동체, 영적인 공동체가 될 수 없겠지요?

그러니 우린 개인으로나 공동체적으로 가야 하고 가야지 프란치스칸입니다.

 

그러나 가야 하지만 순서가 있습니다.

"주님께 나아가십시오."라는 오늘 베드로의 말처럼 먼저 주님께 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먼저 주님께 나아가 조배드리는 조배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너무 당연하지요. 주님께 나아가지 않는 사람은 그저 자기 집이나 지으려고 할 뿐

주님의 집을 지으려는 마음조차 먹지 않을 것이고, 혹 주님의 집을 짓기로 했을지라도

어떻게 지어야 할지도 모르고, 지을 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께 나아가되 혼자 나아가서는 안 됩니다.

물론 혼자서도 자주 주님께 나아가야 하지만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는 것은

'혼족'처럼 다른 사람 배제하고 혼자서만 하느님 만나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하느님의 집은 공동체이고 모임이니 혼자서 지을 수는 애초에 없는 거지요.

 

사실 우리가 가정 공동체건 수도 공동체건 공동생활을 하는 이유는 

함께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해서고,

함께 하느님의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그럴 것이 아니라면, 그러니까 혼자 하느님께 나아갈 사람이라면

혼자 살지 뭐하러 공동체 생활을 합니까?

 

다음으로 하느님의 집을 함께 짓기 위해서

먼저 내가 영적인 제물자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도 살아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영적 집을 짓기 위해서는 영적 제물들이 되어야 한다는 얘기지요.

사실 희생 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영적인 집을

짓기 위해서는 더욱더 큰 희생을 바치는 제물들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우리의 공동체가 영적인 집을 이루었다면 이제 전교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공동체만 주님의 집이 아니라 온 세상이 주님의 집이 되도록,

더 큰 주님의 집을 짓기 위해 우리는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무너진 주님 집의 흩어진 돌들을 모으고 다시 쌓아 주님 집을 짓는 겁니다.

이 흩어진 돌들이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이고

“차여 넘어지게 하는 돌과 걸려 비틀거리게 하는 바위"이지만

하느님께와 우리 믿는 이들에게는

주님 집의 모퉁잇돌이라고 오늘 베드로 얘기합니다.

 

우리가 버리면 쓰레기이고 주우면 소중한 자원이 되듯이

돌도 버리면 걸림돌이 될뿐이지만 소중히 여기면 모퉁잇돌이 됩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그리고 너무도 쉽게 우리의 형제를 쓰레기 취급하고,

걸림돌 취급을 하여 나와 함께 주님 집을 짓는데 쓰일 돌들을 버려버립니다.

 

사실 내가 주님 집에 쓰일 산 돌이라고 나를 귀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로 소중히 여길 텐데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기에

다른 사람도 쓰레기 취급, 걸림돌 취급을 하는 것일 겁니다.

사랑이 없는 사람에게는 사실 모든 것이 쓰레기이고 걸림돌이잖아요?

 

이제 복음 말씀을 가지고 결론을 내려야겠습니다.

우리는 길이신 주님을 따라 아버지께 함께 나아가는 조배자들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따라 세상의 죄를 없애는 어린 양이 되는 제물자들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따라 잃은 양을 찾아 나서는 전교자들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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