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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교리

성주간 전례와 의미

by 세포네 2015. 3. 29.

성삼일, 파스카 신비 기념하는 전례주년의 정점

 


교회 전례력으로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성 토요일까지를 성주간(聖週間)이라 한다. 주님 수난을 기념하는 연중 가장 ‘거룩한’ 기간이다. 주님 죽음과 부활을 마음에 깊이 새기며 묵상하는 시기다. 그만큼 전례도 성대하고 장엄하게 치러진다. 평소 예식과 다른 점도 많다. 성주간 전례와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 주님 수난 성지 주일(29일)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한다. 교회는 이날 예루살렘 입성 기념 행렬과 나뭇가지 축복 전례를 거행한다. 신자들은 나뭇가지를 들고 “호산나! 다윗의 자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 이스라엘 임금님, 높은 곳에 호산나!”를 외친다. 이스라엘 백성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환영했던 것을 재현하는 것이다.

당시 유다인들은 예수님께서 자신을 지배하던 로마인을 타도하고 유다인의 왕이 돼 유다 왕국을 재건해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스스로를 지칭했다며 신성 모독죄로 붙잡혔다. 예수님을 반대했던 이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다.

호산나를 외치며 환호로 시작한 미사지만,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수난당하는 내용이다. 예수님 죽음이 가까웠음을 알리는 것이다. 사제는 고통을 상징하는 붉은색 제의를 입고 미사를 주례하며, 주님 수난 복음을 선포한다.

▨ 성목요일(4월 2일)

▲ 성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에서는 한 해 동안 사용할 성유를 축성한다. 사진은 염수정 추기경이 새 성유에 숨을 불어넣는 모습.

▶성유 축성 미사

오전에는 각 교구 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주교 주례로 성유 축성 미사가 봉헌된다. 축성되는 성유는 ‘축성성유’(세례ㆍ견진ㆍ성품성사에 쓰임)와 ‘병자성유’(병자성사에 쓰임), ‘예비신자 성유’(예비신자들에게 쓰임) 3가지로, 1년간 각 성당에서 사용하게 된다. 성경에서 기름은 중요한 음식이자, 축복과 구원, 치유의 표징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기름을 붓는 것은 사람을 거룩하게 하고 치유하는 행위였다. 주교는 성유가 든 항아리에 입김을 불어넣으며 성유를 축성한다.

이날 미사에는 교구 사제단이 함께하는데 사제 서약 갱신이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자신의 사제직을 건네주셨음을 기념하며, 사제 수품 때 한 서약을 되새기고 주님과 주교와의 일치를 확인하는 것이다.

성유 축성 미사에서 사제 서약 갱신과 성유 축성을 함께하는 것은 사제들이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수행하고자 ‘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새 성유를 나눠 받듯, 이 예식을 통해 사제 생활을 새롭게 갱신함을 뜻한다.


▲ 성체성사 제정을 기념하는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에서 교황이 발씻김 예식을 하고 있다.


▶주님 만찬 미사

성목요일 저녁 봉헌되는 주님 만찬 미사로 성삼일이 시작된다. 주님 만찬 미사는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하면서 성체성사를 제정한 것을 기념하는 미사다.

예수님께선 수석 사제와 율법 학자들에게 잡히시기 전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저녁 식사를 하면서 빵과 포도주 형상으로 자신의 몸과 피를 하느님께 봉헌했다. 또한 제자들 발을 직접 씻겨주며 제자들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셨다.

이날 대영광송을 바치면서 종을 치는데, 이후 부활 성야 때까지 종을 치지 않는다. 주님 수난을 묵상하면서 아름답고 즐거운 소리를 멀리한다는 뜻에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 발을 씻어준 모범을 본받기 위한 발 씻김 예식도 거행된다.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난 뒤엔 성체를 수난 감실로 옮겨 모시는 예식이 이어진다. 사제는 제대 위에 모셔 둔 성합 앞에 무릎을 꿇고 분향한 다음, 어깨보로 성합을 감싸 든다. 십자가를 앞세워 촛불과 향을 든 행렬을 뒤따라 수난 감실로 성체를 모신다. 미사 후 제대보는 모두 벗기고, 제대 중앙 십자가는 밖으로 치우거나 천으로 가려둔다.

신자들은 수난 감실 앞에서 밤중 성체 조배를 한다. “깨어 있으라”는 주님 말씀대로 주님 죽음과 성체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 주님 수난 성금요일(4월 3일)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음을 기념하는 날이다. 위급한 상황의 고해성사와 병자성사 외에 모든 성사 집전이 금지된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오후 3시쯤 미사 대신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한다. 신자들은 주님 수난에 관한 복음을 듣고 묵상하는 말씀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 예식으로 예수님 죽음에 동참한다. 하루 동안 금식과 금육도 실천한다.

▨ 성토요일(4월 4일)

예수님께서 무덤이 묻히신 것을 묵상하면서 부활을 기다리는 날이다. 예수님께선 돌아가셨고, 제자들도 뿔뿔이 흩어졌기에 미사가 없다. 성금요일과 마찬가지로 사제는 고해성사와 병자성사를 제외한 모든 성사를 집전하지 않는다. 성토요일로 성주간은 끝난다.

밤이 되면 부활 성야 예식을 시작으로 부활의 기쁨을 경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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