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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베들레헴의 아기 예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by 세포네 2012. 12. 2.

[평화신문 제언] 거룩한 성탄절을 맞이하자(上)

 

지난해 성탄절에 들어온 바티칸발(發) 외신을 훑어보다 '아차'하고 시선을 멈춘 기사가 있었습니다. 윤전기는 이미 돌았는데, 뭔가 중요한 뉴스를 빠뜨린 것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성탄 전야미사에서 성탄절의 상업화를 지적한 내용입니다.

 "오늘날 성탄절은 상업적인 기념일(commercial celebration)이 됐다. 그 화려한 불빛이 주님의 겸손이라는 신비를 가리고 있다. 성탄절의 피상적 화려함 이면에 있는 진정한 빛과 기쁨을 찾고, 베들레헴 마구간에 있던 아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다 같이 기도하자."

 언제부턴가 성탄절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쇼핑몰의 눈부신 조명과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꾸러미, 그리고 젊은이들의 먹고 마시는 밤 문화…. 베들레헴의 아기 예수님은 어디에 계십니까? 거리마다 불빛이 휘황찬란한 나머지 '하얀 어둠'에 휩싸인 터라 그분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아이들도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오는 산타클로스를 기다리지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얄팍한 상술로 치장한 산타가 주연이 되고, 그분은 조연으로 밀려났습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에 모텔과 호텔로 빈방을 찾아다니는 데이트족 행태는 어떻게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요셉과 만삭의 마리아가 해산할 여관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방을 구하지 못하고 마구간 구유에 아기 예수를 뉘인(루카 2,1-7) 것을 생각하면 젊은이들의 왜곡된 성탄문화는 역설 그 자체입니다.

 성탄을 준비하는 교회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본당마다 구유를 설치하고, 대림판공을 하며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기는 하지만 인류의 구세주가 되실 분을 기다리는 설렘은 전만 못합니다. 성탄 역시 여러 전례축일 가운데 하나인 듯 심드렁하게 맞이합니다.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노래하는 신자들 얼굴에서도 기쁨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세상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성탄문화를 바로 잡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성탄의 참의미를 깨달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그분을 기다리고 맞이하는 자의 설렘과 환희의 노래가 교회 담 너머로 전해져야 세상 사람들이 무슨 날인지 알게 됩니다.
 또 경사가 있는 날이면 마을 잔치를 열듯, 이웃을 초대해 성탄의 기쁨을 나눌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동안 제 식구끼리 촛불 켜고 노래하고 잔치를 했기에 이웃에서 그토록 큰 경사를 모르고 지낸 면도 있습니다.

 평화신문이 '거룩한 성탄절을 맞이하자'고 제언합니다. 이를 위해 성탄의 참뜻(9일)과 그 기쁨을 나눌 방법(16일)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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