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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과 교리]/가톨릭 소식들

인천교구 정신철 보좌주교 서품식 한마음 축하

by 세포네 2010. 6. 27.

가장 비천한 자 되어 봉사"

 

▲ 인천교구 정신철 보좌주교가 16일 주교품을 받고 주님의 양떼를 돌보는 목자로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서품식장을 돌며 참석자들을 축복하는 정 주교 표정에서 인천교구의 새 도약을 견인하는 참일꾼이 되겠다는 각오가 느껴진다. 전대식 기자 jfaco@

 

   4월 29일 인천교구 첫 보좌주교이자 쿠이쿨(Cuicul, 현 알제리 젤미라시)교구 명의주교로 임명된 정신철(요한 세례자, 46) 주교 서품식이 16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교구장 최기산 주교 주례로 성대하게 거행됐다.
▶관련 기사 8ㆍ9면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를 비롯한 한국교회 주교단과 사제단, 교구민 등 7000여 명은 정신철 주교가 교구 설정 반세기(2011년)를 맞는 인천교구의 도약을 견인할 하느님의 참 일꾼이 되길 기원했다.
 특히 교구민들은 깊은 학식과 열정, 전문성과 추진력을 두루 겸비하고, 전국 각 교구는 물론 아시아교회 사제들과도 친교가 깊을 만큼 친화력이 높은 새 목자의 탄생이 교구 발전에 새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한마음으로 축하했다.
 정 주교는 서품식에서 주교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복음을 선포하며, 신앙유산을 수호할 것을 서약한 뒤 제단 앞에 엎드려 가장 비천한 자가 되어 주님께 봉사할 것을 다짐했다. 또 "경험이나 연륜이 부족하기에 지고 가야 할 십자가가 무겁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교구장과 일치하는 가운데 신부들 뜻을 경청하며 하느님 뜻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서품식은 최기산 주교를 시작으로 주교단이 차례로 새 주교 머리에 손을 얹어 안수하고, 이어 주교직무 수행에 필요한 성령의 은혜를 청하는 주교 서품기도에서 절정에 달했다. 정 주교는 이마에 성유를 바르는 도유예절을 거쳐 주교직을 상징하는 복음서와 반지ㆍ주교관ㆍ지팡이를 받고 주교들과 평화의 인사를 나눈 후 첫 성찬례를 집전했다.
 최기산 주교는 훈시를 통해 "오늘의 주교직은 사도들이 수행했던 것과 같은 직분"이라며 "주교직은 명예직이 아니라 봉사직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서품미사 후 이어진 축하식에서 "내년에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이하는 인천교구가 금경축을 더욱 은혜롭고 뜻있게 보낼 수 있도록 교황님께서 훌륭한 보좌주교를 보내주셨다"며 "이는 최기산 주교님과 교구민의 공로가 크기 때문"이라고 축하했다.
 한국 주교단 최연소 주교가 된 정신철 주교는 1964년 인천시 송림동에서 출생, 1993년 사제품을 받았다. 삼정동본당과 역곡2동본당 보좌를 역임한 후 인천가톨릭대 교수로 봉직하며 교구 성소국장을 맡아왔다. 2002년 프랑스 파리가톨릭대에서 교리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 위원으로서 관련 연구와 저술활동에 활발히 참여했다.


고대하던 새 목자 탄생에 기쁨의 탄성 터지다

▲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가 정신철 보좌주교에게 안수하면서 성령의 은혜를 간구하고 있다.


 16일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거행된 정신철(요한 세례자) 주교 서품식은 오랫동안 보좌주교 탄생을 기다려온 인천교구민의 '기쁨의 잔치'였다. 서품식에 참석한 교구민들은 새로 탄생한 보좌주교를 한마음으로 환영하며 하느님 종으로서 주어진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길 기원했다.
 
 ○…서품식은 '주교를 위한 기도'에 이어 주교단과 정 주교가 체육관에 입장하면서 개막.
 총대리 이준희 신부가 주교 서품을 청원하고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임명장을 낭독하면서 서품예식이 시작되자 참석자들은 교구 첫 보좌주교 탄생 순간을 감격어린 눈빛으로 지켜봤다.
 이어 정 주교가 교구장 최기산 주교 앞에 나가 주교 직분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서약한 뒤 제단 앞에 엎드리자 연합성가대와 신자들은 성인호칭기도를 바치며 주교 수품 후보자에게 하느님 은총이 충만하게 내리기를 기원했다.
 주교 서품 예절의 핵심인 안수와 서품기도에 이어 주교직을 상징하는 반지, 주교관, 지팡이 등을 받은 정 주교가 주교단과 포옹하며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동안 신자들은 모두 일어나 우레 같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다. 이어 사제단을 향해 머리 숙여 인사한 정 주교는 제단 아래로 내려와 특별히 '아버지 신부'인 최창화 몬시뇰(서울대교구 특수사목담당 교구장 대리)을 꼭 끌어안으며 포옹.
 보좌주교로서 첫 성찬례를 집전한 정 주교는 영성체 후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와 서울대교구 조규만 보좌주교 인도로 체육관을 한 바퀴 돌며 교구 신자들에게 첫 축복을 주었다.
 서품식 내내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바친 정 주교 부모 정종심(바오로)ㆍ박순정(도나타)씨는 "아들 신부가 더 큰 십자가를 지게 돼 기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품을 줄 아는 겸손한 주교가 되길 빌며, 잠을 줄여서라도 주교님을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 새로 서품된 정신철 주교가 주교단의 일원이 되어 주교단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다.


 ○…2부 축하식은 교구 복음화사목국 새복음화부 담당 부국장 정윤섭 신부의 재치 있는 사회로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화동으로 나온 박문유치원 원아들이 정 주교와 최기산 주교에게 꽃바구니를 전한 데 이어 교구 여성연합회 신숙희(데레사) 부회장은 미사참례ㆍ영성체 11만8955회, 주교를 위한 기도 27만8068회, 묵주기도 113만2728단, 주모경 36만2338회 등 영적예물을 담은 패를 정 주교에게 전달.
 또 정 주교의 모교인 박문초등학교 챔버 오케스트라(49인조)는 정 주교가 좋아하는 노래인 '웨스트라이프'(영국의 보컬밴드)의 'You Raise Me Up' 등 세 곡을 축하곡으로 연주, 감동을 선사했다.
 주교단과 교구민 대표 축사도 이어졌다. "친애하는 인천교구 교형자매 여러분, 축하합니다"라고 우렁찬 목소리로 외치며 축사를 시작한 정진석(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은 미리 준비한 원고 없이 인천교구 설정(1961년) 당시와 현재의 신자 수, 본당 수, 사제 수 등을 정확히 제시하며 숫자에 대한 뛰어난 기억력을 보여줘 박수를 받았다.
 교구민을 대표해 "정신철 주교님께서 예수님 닮은 큰 목자 되시기를 기도한다"고 인사한 정진철(베드로) 교구 평협회장은 애교스런 몸짓으로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리며, "주교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쳐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교구장 최기산 주교는 감사 인사에서 "(새 주교 말고) 헌 주교 나왔습니다"라고 인사해 다시 한 번 참석자들 웃음을 터트렸다.

 

▲ 정신철 보좌주교를 비롯한 주교단이 서품식이 끝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부 축하연은 흥겨운 잔치 분위기로 진행됐다. 특히 교구 출신 성가가수 신상옥(안드레아)씨가 생활성가 '임 쓰신 가시관'을 사제단과 함께 불러 분위기를 한층 돋웠다.
 교구 원로사목자 오경환 신부는 축사에서 "정 주교님은 제가 세례를 준 어린이 중에 사제가 된 유일한 분"이라며 "40대에 주교로 임명돼 앞으로 30년은 주교를 하실테니 오래도록 건강하시라"고 영육간 건강을 기원하며 축배를 제의했다.
 정 주교는 주교 서품을 축하하러 온 내외빈과 선후배, 신자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악수하며 환한 미소로 감사의 말을 건네는 등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 정신철 보좌주교와 최기산 주교가 두 손을 꼭 잡고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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