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흘러 들어갑니다.
이것이 자연의 이치이고, 세상의 질서이며,
하느님께서 창조 때에 이루신 조화입니다.
사랑 또한 흐르는 물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샘에서 시작하여
온 세상에 흐르는 물이
바로 우리가 이야기 하는 사랑이 아닐까요?
오늘 예수 그리스도와
벳자타 못가의 병자의 만남이 그러합니다.
그분의 사랑은 흐르는 사랑입니다.
낮은 데로 아래를 향해 흐르는 사랑입니다.
그가 예수를 찾아서 높은 곳으로
눈을 들어 올린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낮은 곳을 찾아서
눈높이를 맞추신 것입니다.
그러기에 사랑은 생명을 가져다 줍니다.
물길을 내고, 인위적으로 그 흐름을 조절하려 할 때,
더 이상 물이 살아서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사랑 또한 자연스럽게 흐를 때,
생명을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그 단순하고 자명한 진리를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알면서도 지배하고자합니다.
가질 수 없는 것을 소유하고자 합니다.
아무리 강한 둑도 흐르는 물길 앞에
어떠한 소용이 없음을 알면서도
원래의 모습을 찾고자 하는
자연 앞에 속수무책임을 알면서도
이익과 관습과 욕망과 효율이라는
허명 아래에 가두고자 합니다.
흐르도록 놔두어야 합니다.
비록 굽이굽이 돌아 느리게 흘러도,
그러기에 미치지 않는 곳 없이
모든 곳에 스미어 들어가는 강물처럼
사랑이 흐르도록 우리네 마음을
우리의 물길을 열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막힘없이 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스미어 들 수 있도록 사랑의 통로가 되는 것,
사순절의 가운데에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주님의 가르침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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