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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참 사랑에로...

by 세포네 2010. 3. 12.


 

 


 

        어제 예레미야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은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
        그들은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였다.”
        오늘 호세아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스라엘아,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라.”

        제가 매달 월 피정 지도를 하는 수녀원에 가면
        떠날 때 수녀님들이 이렇게 인사합니다.
        “다녀오세요.”
        또 오라는 것이 맞는 인사지만 매번 다녀오라고 인사합니다.
        수녀원을 저의 집처럼 생각하고
        당신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라는 따듯함이 배어있는 말이지만
        말 그대로라면 제가 본래 있어야 할 곳이 수녀원이라는 뜻입니다.

        돌아오라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리로 오라는 것이

        본래 다른 곳에 있는 사람을 오라는 것이라면
        돌아오라는 것은 본래 이곳에 있었고 또 있어야 하는데
        다른 곳에 있으니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다시 오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당신께 돌아오라 하심은
        있어야 할 곳은 하느님 당신이 계신 곳인데
        너는 지금 왜 거기에 있느냐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서 돌아가야 합니까?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어디입니까?
        하느님이 아니 계신 곳에 있습니까?

        하느님은 아니 계신 곳이 없이 어디든지 계시고
        우리는 그분 안에서 숨 쉬고 움직이며 살아가기에
        하느님께서는 매양 나를 보고 아신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떠나 갈 곳이 어디이며
        하느님께 돌아간다 함이 맞는 말이기는 합니까?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은

        몸 자리가 아니라 마음자리입니다.
        몸은 여기 있는데 마음은

        콩 밭에 가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는데
        그럴 경우 몸 자리와 마음자리를

        하나로 합치라는 말씀입니다.
        마치 남편 품에 있으면서 딴 남자를 생각하는데
        잠자리와 마음자리가 하나 되게 하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우리의 첫째와 둘째가는 계명에 대한 얘깁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 애깁니다.
        그러면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이 말씀에 비추어
        오늘 복음을 보면 어떤 뜻일까요?
        이웃 사랑을 거두고
        하느님 사랑에로 돌아가라는 말씀으로 이해해야 할까요?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갈릴 경우라면

        그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진짜 하느님을 사랑하는데
        어떻게 이웃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반대로 이웃을 참으로 사랑한다면
        어떻게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러므로 하느님 사랑에로 돌아간다 함은
        이웃 사랑을 떠나

        하느님 사랑에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참 사랑에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감각적 사랑에서 참 사랑에로.
        소유적 사랑에서 참 사랑에로.
        지배적 사랑에서 참 사랑에로.
        형식적 사랑에서 참 사랑에로.
        자기만족적 사랑에서 참 사랑에로.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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