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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무정란이 되지 말아야!

by 세포네 2010. 1. 27.


 


 

 

        주님의 말씀이 우리 마음 밭에 떨어집니다.
        주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가지고 계신데
        우리가 주님을 두고 누굴 찾아가느냐는 베드로의 고백처럼
        주님의 말씀이 우리의 생명인데
        누구 마음 밭에서는 주님의 말씀이 생명으로 자라고
        또 누구 마음 밭에서는 말씀이

        무정란처럼 생명으로 자라지 않습니다.

        오래 전 저는 전남 장성의

        한 시골에 가서 시골살이를 하였습니다.
        낮에는 그곳 사람들과 똑같이 들에 나가 일을 하고
        밤에는 교리도 하고 미사도 드리는 그런 생활이었습니다.
        그 생활을 마칠 무렵 소위 피정이라는 것을 하였습니다.
        마땅히 피정을 할 만한 곳이 없어
        초등학교 분교를 빌려 마룻바닥에 하루 종일 앉아
        프로그램이랄 것도 없는 아주 엉성한 피정을 하였는데
        제가 하는 얘기를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일 뿐 아니라
        스펀지처럼 쏙쏙 빨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같은 내용의 강의를 서울에서 할 때는
        더 좋은 장소에서
        더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했는데도
        신자들이 수채 구멍으로 그냥 흘려보낸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들에게는 저의 말이 피가 되고 살이 되고 있음을,
        말하자면 저를 통한 주님의 말씀이

        생명이 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피정을 하기 전의 얼굴과

        다음의 얼굴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습니다.

        볼거리가 없었던 어린 시절 저는 누나가 사준
        다이제스트 문학전집을 읽고

        또 읽어 내용을 다 외울 정도로 읽었고
        그 안에서 무한한 상상력을 키우며 저를 성장시켰습니다.
        이것이 한 편으로는 너무 좋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책이 없었던 것이 너무도 원이 되어
        제가 조카들에게 책도 사주고 읽으라고 해도
        그런데 조카들은 그렇게 좋은 책이 많아도 읽지를 않았습니다.
        T.V를 비롯하여 재미있는 것,

        유익한 것이 하도 많으니
        有意味한 것의 홍수로
        有意味의 無意味化가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有意味의 洪水.
        渴望 없음.
        敬聽 없음.
        生命 없음.
        이렇게 이어지는 것입니다.

        말씀이 제 안에서 무정란이 되어
        곯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게 되는 아침입니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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