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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어떤 사람

by 세포네 2009. 10. 27.


 


 

 

        하느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하느님 나라는 누룩과 같다.

        하느님 나라는 지금 씨앗처럼 작지만 큰 나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누룩에 의해 몇 배로 부풀어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참으로 놀랍고 신기하지 않습니까?
        줄기와 가지, 이파리와 꽃.
        그것들이 다 각기 다릅니다.
        느티나무는 꽃은 없지만 줄기와 가지가 품위 있고 어머니 같습니다.
        소나무 역시 꽃은 없지만 그 곧은 기상이 남자와 같습니다.
        꽃나무들은 어찌 그렇게 모양이 각기 다르고
        꽃의 색깔들은 얼마나 기묘하고 심오합니까?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이 씨앗 안에 가능성으로 있습니다.

        씨앗의 현실은 작습니다.
        씨앗의 현실은 볼 품 없습니다.
        그러나 가능성은 대단합니다.
        그 가능성을 하느님께서 씨앗 안에 심어놓으셨고
        그 가능성을 하느님께서 열어주시기 때문입니다.

        나무의 씨앗이 이러할 진데
        하느님 나라의 씨앗은 훨씬 더 가능성이 대단합니다.
        아니 무한합니다.

        그런데 하느님 나라의 씨앗이 자라고 열매 맺고 꽃이 피기 위해선
        이 씨앗을 땅에 뿌려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다.”

        어떤 사람이 씨앗을 자기 정원에 심고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다 했는데
        그러면 어떤 사람이 씨앗을 밖에 버리지 않고
        자기 정원에 정성껏 심고
        어떤 여자가 누룩이 퀴퀴하다 하여 수처구멍에 버리지 않고
        서 말이나 되는 밀가루 속에 집어넣습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어떤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그 가능성을 믿는 사람입니다.
        씨앗의 가능성을 믿고
        누룩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처럼
        하느님 나라의 씨앗과 그 누룩의 가능성을 믿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현재는 비록 매우 작아도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사업이면
        매우 큰 사업이 되리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매우 작은 공동체이지만 하느님의 사랑을 지향하면
        매우 큰 공동체가 되리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그 운동이 불가능할 것처럼 보여도
        진정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이면
        불길처럼 타오르리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넣었다.”

        우리 모두 오늘 복음에서 얘기하는

        어떤 사람, 어떤 여자가 됩시다.

         

                          - 김찬선(레오나르도)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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