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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묵상글

자주 그리고 마음을 담아서 칭찬하는 신앙인이 되자...

by 세포네 2009. 9. 19.

 


 

 


 

작년 부제였을 때, 방학이 되면 본당에서 매일 강론을 했었습니다. 매일 강론을 쓰다보면, 스스로 생각할 때 잘 썼다고 생각되는 날도 있고, 정말 못 썼다고 생각되는 날도 있습니다. 안 써지는 날은 정말 밤 늦게까지 끙끙대며 글을 쓰는데, 막상 결과물은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루는 금요일 저녁 미사 강론을 준비하는데,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정말 감이 잡히지 않아서 고민하고 또 고민 하는데도, 글이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하느님의 뜻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구절들을 종합해서 정리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성의 없고 딱딱한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못 썼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강론을 하고나서 입구쪽에서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나가던 신자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좀 감이 잡히는 것 같네요.. 강론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저 스스로는 굉장히 못 썼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강론이었다고 칭찬을 해 주시니까, 약간은 어리둥절하면서도 감사한 마음과 함께 다시 힘을 내야겠다고 파이팅 했던 적이 있습니다. 작은 칭찬이 제 마음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걸 보면, 그 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칭찬에 관한 또 다른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나라 아빠와 서양 아빠’ 를 비교한 이야기입니다.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손님들에게 아이를 인사시키는 것은 우리나라나 서양이나 다를 바 없다. 손님들이 아이에게 잘 생겼다고 칭찬하면 서양 아빠는 “물론이죠. 거기다가 봉사 활동도 얼마나 잘하는데요, 농구도 잘한답니다.” 라고 칭찬을 덧붙이니, 아이들은 누구 앞에 나가는 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고, 기분 좋은 일이라고 기억하며 자란다. 그런데 우리나라 아빠들은 “잘 생겼구나” 하고 손님이 칭찬하면, “잘 생기면 뭐해요, 공부는 30등인걸요.” 하며 망신을 준다는 것이다.】


망신을 당한 우리나라 아이보다는 더 많은 칭찬을 들은 서양아이가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주저하지 않고 자신감 있

는 태도를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마음 안에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여러 가지 토양들... 길가, 바위, 가시덤불, 그리고 좋은 땅과 같은 마음들이 각각 어느 정도씩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어떤 땅의 면적이 넓어질 수록 하느님의 말씀이 잘 성장하고 건강한 신앙인이 될 수 있을까요?


모두가 예상하듯이 좋은 땅의 면적이 넓어질 수록, 하느님의 말씀을 잘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말씀을 잘 키워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 좋은 땅의 면적을 넓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자주 그리고 마음을 담아서 칭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는 말이 있듯이, 때로는 형식적이라 할지라도, 듣는 사람의 마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하루, 나와 만나는 이웃들에게 작은 칭찬을 해서, 그들의 마음을 좋은 땅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기현(세례자요한) 신부 만수1동 보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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