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린토 교회의 분열 : 1코린 1, 10~4, 21>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1장 10절에서부터 4장 21절까지는 통일된 주제인 코린토 교회의 내부 문제를 다루고 있다. 바오로는 1장 10~11절에서 교회 일치가 파괴되어 분열된 것을 경고한 후 4장 16~21절에서는 교회 신자들이 자신을 본받는 사람들이 되라고 충고한다.
코린토 교회가 안고 있는 내부 문제는 교회 안에 분열이 생겨 신자들끼리 서로 갈라진 일이다. 바오로는 편지를 쓰면서 신자들이 서로 갈라진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다름이 아니라, 여러분이 저마다 ‘나는 바오로 편이다’, ‘나는 아폴로 편이다’, ‘나는 케파 편이다’, ‘나는 그리스도편이다’ 하고 말한다는 것입니다”(1코린 1, 12).
바오로는 코린토 교회의 분열로 인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이 상실될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일치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교회 안에 여러 파가 존재했다는 것은 그만큼 바오로를 배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우선 이 네 파들을 간략하게 언급한 후 신자들간의 일치를 위하여 바오로가 제시한 해결책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바오로편
바오로는 코린토 교회를 세운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신자들이 많았을 것이다. 베드로를 비롯한 예루살렘 교회의 원사도들과는 달리 바오로는 홀몸으로 다니면서 스스로 천막 만드는 일을 해서 생활비와 선교비를 마련했다. 그래서 코린토 교회 신자들 가운데는 베드로나 아폴로보다 바오로를 더 존경하고 따르는 이들이 생겨났던 것이다.
2) 아폴로편
아폴로는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 성서학과 수사학을 제대로 배운 달변가였다(사도 18, 24). 따라서 설교를 잘하는 아폴로의 인기는 사실 몸도 약하고 말도 보잘 것 없고 서투른 바오로에 비해(1코린 10, 10; 11, 16) 대단했을 것이다.
아폴로는 바오로가 제3차 선교여행을 떠나 갈라티아 지방과 프리기아 지방 신자들을 돌아볼 무렵 에페소에 와서 전도했다고 한다(사도 18, 21~24). 아폴로는 코린토에서 활약한 다음(1코린 3, 6) 바오로가 에페소에서 코린토 전서를 쓸 무렵에는 바오로와 함께 에페소에 있었다. 그런데 바오로가 그를 다시 코린토 교회로 보내려 했지만 아폴로는 바오로의 간곡한 권고를 거절했다(1코린 16, 12).
아마도 아폴로는 자신이 코린토 교회로 가면 신자들 가운데 원사도들과 바오로를 무시하고 자신을 추종하는 이들이 생겨날 것을 염려해서 가지 않았을 것이다.
3) 케파편
케파가 코린토 교회를 실제로 방문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안티오키아 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는(갈라 2, 11~14) 기록으로 미루어 코린토 교회 신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도였을 것이다. 신자들 가운데는 케파가 예수님의 수제자였고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였기 때문에 바오로나 아폴로보다 케파를 더 존경하는 이들이 생겨난 것 같다.
4) 그리스도편
바오로가 언급한 ‘그리스도편’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코린토 교회에 실제로 그리스도편이 있었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실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리스도의 편이 실제로 있었다고 보는 이들은 신자들 가운데 바오로, 아폴로, 케파편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바오로, 아폴로, 케파와 같은 선교사들은 소용없고 오직 부활하신 그리스도만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신자들이 저마다 인간적인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편을 가르는 것을 보고 그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서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코린토 교회에 그리스도편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만일 그리스도편이 있었다면 바오로가 그리스도를 내세우는 신자들을 비난할 수 없었을 것이고 더욱이 3장 22절에서 바오로는 또다시 교회 분열을 언급하는데 여기에 바오로편, 아폴로편, 케파편은 나오는데 그리스도편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충희 신부〈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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