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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영성]/바오로서간해설

3. 정열에 넘쳐 지중해 누빈 선교사

by 세포네 2008. 3. 9.

 

 

스스로 선교비, 생계비 마련 활동한 실천가
지병 앓았지만 온 몸으로 선교 열의 불태워

바오로의 직업, 건강, 성격

바오로는 복음을 전하면서 스스로 생계비와 선교비를 마련했다. 이를 자급선교 또는 자립선교라고 하는데 개신교에서는 자비량(自備糧)선교라는 말을 사용한다. 바오로는 성격적으로 신자들에게 신세지는 것을 싫어했고 특히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으려고 했다(1테살 2, 9; 1코린 9, 4~18).

한편 바오로는 코린토 신자들에게 돈 문제로 오해를 산 적이 있었다(2코린 8, 16~24; 12, 16~18). 이에 바오로는 자신이 돈 때문에 선교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교회의 신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스스로 생계비를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바오로는 자신이 쓴 편지에서는 무슨 일을 해서 생계비를 마련했는지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다행히 사도행전 18장 3절에 그의 직업이 명시되어 있다.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41~54년 재위)가 49~50년에 로마에서 유다인들을 추방하는 칙령을 발표했다. 그때 아퀼라와 프리스킬라 부부가 코린토로 쫓겨 와서 지냈는데 바오로는 이 유다인 부부와 함께 천막 만드는 일을 했다고 한다. “거기에서 그는 폰토스 출신의 아퀼라라는 어떤 유다인을 만났다.

아퀼라는 클라우디우스 황제가 모든 유다인은 로마를 떠나라는 칙령을 내렸기 때문에 자기 아내 프리스킬라와 함께 얼마 전에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이었다. 바오로가 그들을 찾아갔는데 마침 생업이 같아 그들과 함께 지내며 일을 하였다. 천막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생업이었다(사도 18, 2~3).

바오로가 회심을 하고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가 되기 전의 건강상태가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가 회심을 하고 지중해 각지에서 선교할 무렵에 만성적인 지병을 앓은 것만은 틀림없다.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4장 13~14절을 보면 바오로는 2차 선교여행을 하던 중 오늘날의 터키 중부에 위치한 갈라티아 지방을 그냥 지나갈 생각이었으나 뜻밖에 병이 생겨 한동안 머무르게 되었고 그 기회에 그 지방에 여러 교회를 세웠다고 한다.

또한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 12장 7~8절에서 바오로는 “그 계시들이 엄청난 것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자만하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내 몸에 가시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탄의 하수인으로, 나를 줄곧 찔러대 내가 자만하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이 일과 관련하여 나는 그것이 나에게서 떠나게 해 주십사고 주님께 세 번이나 청하였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을 보면 바오로는 고질병을 앓았으며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몸이 약하다는 인상을 주었던 것 같다. 자기 자신에 관해서 좀처럼 말을 하지 않고 오직 예수님만을 전하는데 힘쓴 바오로가 이런 언급을 하는 것을 보면 병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그가 고질병에 시달리는 허약한 몸으로 선교를 했던 것은 분명하다. 바오로의 몸이 허약해서인지 바오로를 만나 본 사람들은 “그의 편지는 무게가 있고 힘차지만, 직접 대하면 그는 몸이 약하고 말도 보잘 것 없다”(2코린 10, 10)고 말하곤 했다.

바오로는 성격이 매우 급하고 다혈질적인 투사형의 사람이었다. 갈라티아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1장 13~14절에서 바오로는 자신이 전에 유다교 신자였을 때를 회고하면서 “내가 한때 유다교에 있을 적에 나의 행실이 어떠하였는지 여러분도 이미 들었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교회를 몹시 박해하며 아예 없애 버리려고 하였습니다. 유다교를 신봉하는 일에서도 동족인 내 또래의 많은 사람들보다 앞서 있었고, 내 조상들의 전통을 지키는 일에도 훨씬 더 열심이었습니다” 라고 한다. 또한 같은 서간 2장 11~14절에 나오는 소위 ‘안티오키아 사건’을 보면 바오로가 매우 투사적인 성격을 지녔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바오로는 그 무엇인가를 깨닫고 마음먹으면 곧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었다. 바오로는 자신이 유다교 신자였을 때에도 유다교를 신봉하는 데 철저했고 회심 후 예수님을 전하는 데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야말로 시작하면 끝장을 보고야 마는 정열이 넘치는 사람이었다. 철두철미한 성격의 소유자인 바오로는 지칠 줄 모르는 정열로 지중해 각지로 다니면서 복음 선교에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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