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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우리가 서로 만나도

by 세포네 2007. 2. 10.
      
      우리가 서로 만나도 
      이효녕   
      서로 모르는 얼굴로 만나 
      마음을 만져본 뒤 
      유순한 산토끼 눈알에 
      저녁노을이 그려진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었지요
      당신은 노을빛과 살을 섞는  
      나무 같은 마음이라
      사랑의 꽃도 피울 수 있었지요 
      구름에 가린 낮달이 멀어진 외로움   
      산 아래 산처럼 서로 의지하여 
      정다운 그림자로 눕기도 하고  
      시린 목청을 뽑아내는 새처럼  
      정다운 사랑의 말도 할 수 있으니
      사랑의 고백도 필요 없었지요
      서로 차 한 잔을 마시며 
      가슴 아픈 말을 듣더라도  
      손목을 꼭 잡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영원한 사랑으로 하여 
      가장 슬픈 이별 따위를 가지고  
      서로 마음 아프게 하지 않겠지요 
      사랑은 참으로 눈부신 것이기에 
      마음에 타는 불, 몸에 타는 불로
      모두를 태우는 사랑을 하겠지요
      잠시만 떨어져도 언제나 그리워하는 
      마음의 사랑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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