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자욱한 아침 출근길.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에서
보기좋게 쭉 미끌어지며
엉덩방아를 꿍 찧었죠.
겨우네 응달져 축축하게 젖어있는
내리막길이고 보니
넘어지는 순간 아이보리빛 반코트가
먼저 걱정이 되었어요.
소매자락과 엉덩이 부분에 상흔마냥
듬성듬성 검은빛으로 물들어 버린
먼지흙이 부담없이 용서가 되는건
안개 때문였어요.
마치 연기처럼
날 감싸고 도는 뿌연 안개에서
봄 내음을 맡았거든요.
안개성에 갇혔던 겨울 어느날 뿌연 안개가 겨울속에 봄을 불러 왔어요. 때아닌 봄이 내 가슴에도 찾아들어 미세하게 균열하며 막연한 셀레임으로 흔들렸어요. 겨우네 기다리던 그리움의 끝에 매달린 봄은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인듯 하옵니다. 07.1.16 Na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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