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음의 정원]/마음가는대로

안개성에 갇혔던 겨울 어느날

by 세포네 2007. 1. 18.

 

 

 

 

       

       

       

      안개가 자욱한 아침 출근길.
      약간 경사진 내리막길에서
      보기좋게 쭉 미끌어지며
      엉덩방아를 꿍 찧었죠.

      겨우네 응달져 축축하게 젖어있는
      내리막길이고 보니
      넘어지는 순간 아이보리빛 반코트가
      먼저 걱정이 되었어요.

      소매자락과 엉덩이 부분에 상흔마냥
      듬성듬성 검은빛으로 물들어 버린
      먼지흙이 부담없이 용서가 되는건
      안개 때문였어요.

      마치 연기처럼
      날 감싸고 도는 뿌연 안개에서
      봄 내음을 맡았거든요.

      
      안개성에 갇혔던 겨울 어느날
      
      
      뿌연 안개가 겨울속에 봄을
      불러 왔어요.
      때아닌 봄이
      내 가슴에도 찾아들어
      미세하게 균열하며 
      막연한 셀레임으로 흔들렸어요.
      겨우네 기다리던
      그리움의 끝에 매달린 봄은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인듯 하옵니다.
      07.1.16
      NaMu
      
       
       
      
      

댓글